평화유지군(KFOR)의 코소보 진입 작전이 세르비아계의 저항을 받고 있는 가운데 세르비아에서는 14일 연립정부의 한 축인 세르비아 급진당(SRS)이 탈퇴를 선언,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유고 연정 붕괴
보이슬라프 세셀리가 주도하는 극우 민족주의 성향의 SRS는 이날 유고군의 코소보 철수와 KFOR의 코소보 진주에 반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이 이끄는 연립정권에서 탈퇴한다고 밝혔다. 세셀리는 특히 밀로셰비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무조건 항복하는 바람에 코소보가 국제 점령군에게 유린당했다고 비난했다.
세르비아 정부의 각료 35명 가운데 15명을 자당 의원으로 채우고 있는 SRS는
밀로셰비치의 사회당(SPS)과 밀로셰비치 부인 미라 마르코비치의 유고좌익당(JUL)과 지난해 3월 연정을 구성했다. 유고전문가들은 SRS의 이탈로 부크 드라스코비치 등 반 밀로셰비치 세력이 대두, 유고내에서 밀로셰비치 퇴진 압력이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다 밀로 듀카노비치 몬테네그로 공화국 대통령은 14일 밀로셰비치가 실질적인 민주화 조치들을 취하지 않을 경우 연방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금껏 서방과의 대결을 반대해온 듀카노비치는 이날 나데즈다 미하일로바 불가리아 외무장관과 회담한뒤 『유고 연방은 민주적 방향전환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세르비아가 과거 정책의 포로로 남을 경우 몬테네그로는 자체적인 법적 지위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화유지군 진입 작전 혼란
KFOR은 알바이아계 주민들의 열렬한 환영 속에 코소보 장악작전을 전개했으나 곳곳에서 세르비아계의 저항과 방화, 코소보해방군(KLA)의 무력 시위 등으로 혼란상태를 맞았다.
독일군은 13일 코소보 제2의 도시 프리즈렌에서 세르비아계 저격수 3명을, 영국군은 주도 프리슈티나에서 세르비아 예비역 경찰 1명을 사살했다. 또 프리슈티나 남부 지역에서 취재중이던 독일 기자 2명이 괴한에 피살된데 이어 14일 프리즈렌에서 독일 기자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무장해제에 응하겠다던 KLA는 독일 통신사인 DPA와의 인터뷰에서 『조직해체를 의미하는 무장해제는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며 『대신 KLA의 기능과 조직을 정규군 형태로 전환하겠다』고 돌연 태도를 바꿨다. 이를 기화로 네보샤 파브코비치 유고 3군사령관은 『평화협정이 깨질 경우 우리는 곧바로 되돌아갈 것』이라며 『우리 위치는 코소보에서 5㎞거리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코소보 남부 카차니크 인근에서 170여구의 시신이 매장된 대형무덤 2개가 발견됐다. 나토관계자는 『묘지 상태로 봐 최근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세르비아군의 인종청소 증거로 보고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국제적십자사는 알바니아인들의 인종적 보복을 우려한 세르비아인 1만여명이 최근 4일간 코소보를 떠났다고 밝혔다. /김병찬기자 b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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