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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신세대] "스피드에 푹 빠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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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신세대] "스피드에 푹 빠졌어요"

입력
1999.06.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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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 카레이서 봉선영 -한때 폭주족이었다. 자동차를 알고부터 스피드에 빠진 여자 봉선영(26).

서울 혜성고 재학중에 오토바이 운전면허를 땄고 졸업하고는 곧바로 자동차 운전면허를 딴 봉선영은 자동차에 미쳐서 경부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에서 「바람」과 경주하던 폭주족. 새벽녘에 서울-대전간을 42분만에 도착한 적도 있었다고 했다.

본인 스스로는 철없이 까불던 때의 이야기라고 말한다. 고속도로를 시속 200㎞이상 달렸다는 충격적인 얘기를 스스럼없이 하는 것을 보면 아직은 영락없는 신세대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선수로 활동하는 여성 카레이서의 멀지않은 과거사이다. 11일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코스를 20여분 돌고난 그의 얼굴은 홍조를 띠며 땀이 흥건히 배어있다.

두터운 레이서복이 한껏 어깨를 짓누르고 있지만 힘겨운 내색을 하지 않았다. 대략 2.1㎞구간을 20여분 동안 시속 200㎞ 가까운 속도로 계속 도는데 정신적 육체적 피로도가 서울-부산을 왕복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했다.

탤런트를 빰치는 곱상한 얼굴과 45㎏의 가냘픈 몸매, 섬섬옥수 어디서도 담대함과 억척스러움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다만 손과 팔뚝에 난 무수한 흉터와 화상자국이 불섶을 등에 진 카레이서의 일단을 보여주고 있을 따름이다.

지금 타고있는 현대 엑센트 원메이크(엔진외 배기와 안전장치만 개조한 차량)는 4번째. 이 차를 타기 전까지 두대는 두동강이 나고 한대는 완전히 불에 타버렸다고 했다. 그래도 카레이서를 포기할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95년 4월 카레이서로 입문, 9차례 대회에 나갔다. 처음 출전한 캐스트롤배 짐카나대회에는 3위, 삼성화재배 MBC그랑프리 시리즈에서 5위입상이 그동안의 성적.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는 자신감과는 달리 자신보다 고수가 무수히 많다는 사실에 주눅도 들었다.

봉선영은 『선수 데뷔후 1년간 경기를 하며 그동안 쌓아둔 자존심과 자신감이 다 무너졌다』며 『하지만 빠르게 달리는 것 못지않게 안전하게 달리고 서야한다는 책임과 의무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일반도로에서절대 시속 80㎞이상은 달리지 않는다고 한다.

30대중반까지 선수로 뛸 계획이라는 봉선영은 세계적인 카레이서가 꿈. 7월24일 국내 처음인 강원 평창에서 열리는 자동차 랠리대회에 출전할 계획이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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