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여당은 14일 검찰의 파업유도 의혹사건에 대한 국정조사에 야당이 참여를 거부할 경우 이번주중 여당 단독으로 청문회를 열어 국정조사에 착수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국민들은 공동여당의 이같은 결론이 결코 현명하지 못하며, 야당이 참여하지 않는 국정조사는 무의미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야당을 국정조사에 동참시키기 위해서라도 국민이 납득하는 선에서 야당의 요구를 수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적어도 옷 로비 의혹 사건은 국정조사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 대다수 국민의 생각이다.국민은 최근의 각종 의혹사건에 대해 속시원하게 진상이 밝혀지기를 고대하고 있다. 특히 파업유도 의혹사건의 경우 엄청난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하루빨리 진상이 규명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럼에도 여당 단독으로 강제권 없는 국정조사를 벌인다면, 진상 파헤치기보다 덮어주기로 일관했다는 또다른 의혹을 부를 것이 뻔하다. 정권이 입다물기의 의도가 있다거나, 피검기관인 검찰이 증거를 내놓지 않은 채 관련자료가 없다고 버티면 그만인 것이다. 그렇다면 어느 누가 그런 국정조사 결과를 믿을 것인가. 이럴 때 야당의 매서운 추궁이 필요하며, 국민들은 그것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장 눈앞이 급하다는 점이다. 노동계가 심상치 않게 움직이고 있으며, 양대 노조가 본격적인 파업전열을 가다듬고 있는데다 국민의 입장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말릴 명분을 잃어가고 있다. 노동계에 자제를 호소할 사람이 적어졌다는 것은 정말로 안타까운 일이다.
요즈음 나라가 공중에 떠있는 분위기이다. 비료를 실은 배가 북으로 가고 있는데, 서해안에서는 남북이 긴장 속에 대치하고 있고, 동해안에서는 금강산 관광이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문제를 풀어야 할 여야 정치권은 정략적 샅바싸움에만 매달려 있고, 공동여당은 민심과 거리가 먼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런 점에서도 국민들은 공동정권의 위기관리 시스템에 문제가 있지 않나 하는 의구심을 갖는다. 이런 의구심이 정권의 리더십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공동여당은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이미 공동정권의 한 축인 자민련의 리더십이 옷 로비 의혹사건 이후 상당부분 손상을 받았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 견해이다. 국가안보와 관련된 중대한 사태가 발생했음에도 국민들이 여전히 각종 의혹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에 높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이례적이다. 공동여당은 이런 사회현상을 직시해야 한다. 안보불감증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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