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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담배.육류지방.흰속옷 '다이옥신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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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담배.육류지방.흰속옷 '다이옥신 조심'

입력
1999.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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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산 돼지고기의 다이옥신 오염파문이 우리 식생활을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육류 뿐만 아니다.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어느 식품도 다이옥신에 안전하지 않다. 더욱이 다이옥신은 대기오염 흡연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인체내로 유입되기 때문에 규제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다이옥신은 육류의 지방과 담배에 특히 많다

다이옥신 오염파문을 낳은 벨기에 정부는 다이옥신 오염가능성이 높은 음식물 목록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지방 비중이 높은 저민 돼지고기, 가공안한 소시지, 고깃덩어리, 베이컨, 짓이긴 고기나 간, 향이 강한 소시지, 햄 샐러드, 닭고기, 달걀, 우유, 마요네즈, 초콜릿 무스, 크라상 등이 포함돼 있다.

다이옥신 오염은 육류와 유제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 뉴욕주립대가 97년 슈퍼마켓에서 수거한 식품을 분석한 결과 다이옥신 농도가 식품 100g 당 버터 39pg(피코그램·1pg=1조분의 1g), 바다생선 13pg, 계란 12pg, 아이스크림 11pg, 야채 3pg 등이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벨기에산 돼지고기는 고기 100g 당 18pg. 담배 속에는 다이옥신이 더 많다. 일본 국립공중위생원의 조사결과 담배 한 갑의 다이옥신 함량은 무려 230pg나 됐다.

92년부터 다이옥신 추방운동을 벌이고 있는 재단법인 생명문화운동은 1회용 기저귀, 1회용 생리대, 우유팩, 형광색의 화장지, 흰색 내의, 흰색 침대시트 등 다이옥신을 표백과정에 사용하는 거의 모든 생필품이 다이옥신에 오염돼 있다고 주장했다.

다이옥신은 값이 싸면서도 옷감이나 종이를 흰색으로 표백하는 효과가 뛰어나 전세계적으로 표백과정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이옥신은 암을 유발하고 생식능력을 떨어뜨린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하루 다이옥신 섭취 허용량은 몸무게 1㎏ 당 1~4pg. 몸무게 60㎏인 성인의 하루 섭취 허용량은 60~240pg이다.

벨기에산 돼지고기의 다이옥신 농도가 100g 당 18pg이므로 이론상 돼지고기를 하루 수백g씩 매일 먹어도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말이 된다. 하지만 다이옥신은 식품 뿐아니라 대기오염, 흡연 등을 통해서도 체내에 축적되므로 안심할 수 없다.

특히 흡연은 식품을 통한 다이옥신 오염보다 더 위험하다. 닭고기 등 육류를 평생 매일 먹는 사람은 드물지만 흡연자는 매일 담배를 피우는데다 다이옥신 함량도 높기 때문이다. 다이옥신은 동물실험 결과 청산가리보다 독성이 100배나 강하고 각종 암을 일으키며 생식능력을 파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다이옥신이 인체에 어떤 피해를 주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과학적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 국제암연구기구(IARC)와 국제발암위원회(ICC)는 다이옥신이 백혈병, 폐암, 소아암, 자궁내막증의 발병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IARC는 97년 다이옥신을 발암물질로 규정했다.

연세대의대 예방의학과 신동천교수는 『다이옥신 허용 기준치 이하의 식품에 대해 크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인간이 섭취하는 모든 종류의 음식이 다이옥신에 오염돼 가고 있어 안전규제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다이옥신 피해를 줄이려면 지방을 제거하라

다이옥신은 지용성이어서 주로 동물의 지방조직에 녹아 들어간다. 벨기에산 돼지고기도 대부분의 다이옥신이 삼겹살의 지방부위에 들어 있었다. 따라서 육류·어패류 등에서 지방을 떼내고 먹고 가급적 저지방 유제품을 섭취하는 게 좋다.

생선의 경우 지방이 많은 내장이나 아가미, 껍질 등은 먹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생선의 비늘 밑 부위에 다이옥신이 고농도로 들어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으므로 비늘도 잘 제거해야 한다.

다이옥신이 발생되는 소각장, 농약공장, 종이공장 주변에서 생산된 농·축산물도 먹지 않는 게 안전하다. 새로 구입한 흰색 내의나 흰색의 침대시트는 반드시 한 번 삶은 뒤 쓰도록 하자.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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