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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서툰 한국말 외국인에 쏟아지는 경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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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서툰 한국말 외국인에 쏟아지는 경탄

입력
1999.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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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을 할 수 있는 외국인들에게 쏟아지는 칭찬은 한국생활에서의 독특한 경험 중 하나다. 한국에 부임한 지 2년여가 되는 나는 약 1년간 한국어를 배워 유창하지는 않지만 일상 대화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한국어로 간단한 인사말 정도만 해도 상대방에게서 열렬한 반응을 얻어낼 수 있다.그러나 뉴질랜드의 한국인들은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뉴질랜드인들 대부분은 그 사람이 몇마디 영어를 할 수 있다는 것이 훌륭하다기 보다는 잘하지 못한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거만한 태도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는 시각의 차이 때문이다.

대부분의 영어권 국가와 마찬가지로 뉴질랜드도 다양한 문화로 이루어진 이민국가다. 생김새에 따라 뉴질랜드인인지 외국인인지 구별하기 쉽지 않다. 그러므로 뉴질랜드인들은 누구와 이야기하든지 상대방이 영어를 써야 같은 나라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외국인을 한국인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한국사람과 비슷하게 생긴 마오리족출신인 내 동료와 중국계 동료는 서울 한복판에서 길을 묻는 사람을 종종 만난다. 한국은 점점 세계화하고 있다. 해외동포들이 모국어를 배우려고 오고 있고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다.

내가 아는 한 뉴질랜드학생도 한국어를 배우는 데 점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외국기업들도 한국정부의 개방추세에 따라 한국투자를 늘리고 있다. 한국인들은 「우리나라 사람」과 「외국인」의 구분을 어떻게 할까.

한국에 오래 살았고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외국인과 한국인처럼 보이지만 한국에 살아본 적도 없고 한국말도 못하는 얼굴이 닮은 동포중 어느 쪽이 더 한국인에 가까운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처음 나를 만나는 한국인들은 내가 한국말을 못하리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말로 인사를 하면 무척 놀란다. 가끔 너무 놀라서 말도 못하고 마치 원숭이가 말하는 것을 보듯이 신기한 반응을 나타내기도 한다.

아마 나는 내 한국말솜씨에 대한 칭찬을 당분간 즐겨야 할 지도 모르겠다. 다음에 내가 한국을 방문할 때 왜 내 한국어실력이 더 나아지지 않았느냐고 물어올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제프 맥칼리스터·뉴질랜드대사관 2등 서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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