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도쿄저널] 이유있는 '은행도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도쿄저널] 이유있는 '은행도산'

입력
1999.06.14 00:00
0 0

도쿄쇼와(東京相和)은행이 12일 도산, 금융재생위원회에 의한 처리 절차에 들어갔다. 도쿄를 중심으로 수도권에 101개의 점포를 갖추고 자산이 2조5,000억엔을 넘는, 「제2지방은행」 치고는 꽤 괜찮은 은행이었다.일본의 은행 분류에서 우리의 시중은행인 「도시은행」과 「장기신용은행」,「신탁은행」 등은 1등급에 속한다. 그 아래 「지방은행」의 밑이 「제2지방은행」이니 지방은행과 신용조합의 중간이다. 이 정도 은행의 도산은 이제 더 이상 일본에서 충격이 아니다. 벌써 「도시은행」인 홋카이도 다쿠쇼쿠(北海道拓殖)은행과 「장기신용은행」인 일본장기신용은행과 일본채권신용은행이 잇달아 도산했기 때문이다.

도쿄쇼와은행의 도산이 그나마 얘깃거리가 되는 것은 「오너 경영」이 금융기관의 약점을 여지없이 보여 주었다는 점 때문이다. 「제2지방은행」으로 얼마전 도산한 고쿠민(國民)은행이나 고후쿠(幸福)은행과 마찬가지로 창업자 일족에 의한 경영의 한계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도쿄쇼와은행은 나가타 쇼이치(長田庄一)회장이 50년 창업 이래 경영을 장악해 왔다. 「이 은행은 나 혼자 끌고 간다」는 말은 그가 입버릇처럼 하던 얘기였다. 장남을 부사장에 앉히고 동생을 대주주인 부동산회사 사장에 앉히는 등 주변을 일족으로 채웠다.

일본에서는 보기 드문 예였다. 이 때문에 회장 일족과 친분이 있는 회사는 경영 내용과 무관하게 손쉽게 돈을 빌려쓸 수 있다는 소문이 공공연했다.

고쿠민·고후쿠은행도 그랬지만 도쿄쇼와은행의 일족 지배 폐해는 두 단계로 나타났다. 우선 경영 감시가 불가능해 거품 경제기에 부실 채권이 크게 늘어났다. 부실 채권의 평가에서도 경영 건전도보다는 일족과의 친근도를 기준으로 부실채권 규모를 줄여 결과적으로 구제의 기회마저 놓쳤다.

3월말 채무 초과액이 1,022억엔에 달해 예금 지불 불능 사태가 우려되면서 나가타회장은 창업 50주년을 8개월 앞두고 손을 떼게 됐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