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기 인사철을 맞아 연중 최고 대목을 누려야 할 꽃시장에 찬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최근 검찰 고위간부 인사 때 화환을 받지 못하도록 한데 이어 정부가 공직자의 경조사나 이·취임 때 화환이나 화분을 받는 것을 금지하면서 꽃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이처럼 「공직자 인사이동 특수」를 기대할 수 없게 되자 상당수 화훼농가와 꽃 도소매인들은 폐업위기에 몰렸으며 정부부처나 검찰청사 등 관공서 주변의 꽃상가들도 예년같으면 밀려드는 난 배달로 몸살을 앓았으나 배달 주문이 절반이상 줄고 배달주문을 받아도 정문에서 출입이 봉쇄돼 울상을 짓고 있다.
실제 인사용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보통 난의 경우 촉당 800원대였던 경매가격이 지난주말부터 600원 이하로 떨어졌다.
서울 양재동 화훼단지에서 난원을 경영하는 김모(45)씨는 『공직자 인사철을 맞아 난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400만원 상당의 난을 준비했는데 30%도 팔리지 않았으며 지난달부터 매출이 20~30%씩 감소하고 있다』고 울상을 지었다.
고양화훼단지에서 꽃을 재배하는 정모(50)씨는 『공직자들이 돈을 받지 못하도록 한 조치는 이해되지만 승진이나 부서이동을 한 사람에게 성의표시로 꽃을 보내는 미풍양속까지 금지시킨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국화훼유통연합회 임연홍 회장은 『보통 꽃은 수년에 걸친 수급계획에 따라 재배되는데 하루아침에 정부정책을 바꿔버리면 화훼농가는 망하라는 이야기나 마찬가지다』며 정부측에 대책을 호소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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