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인수·합병(M&A)시장이 뜨겁다. 지난 해까지만 해도 「팔자」물량이 「사자」물량보다 압도적으로 많은데다 마땅한 「사냥감」이 없어 계약이 성사된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올 들어서 매도를 원하는 기업보다 매수를 원하는 기업이 오히려 많아지면서 물밑 협상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최근 금형기계 및 컴퓨터 주변기기 제조업체인 ㈜이방산업과 식품제조업체인 일광식품을 인수한 정보통신 소프트웨어 업체 ㈜C&G시스템(대표 김일환·金一煥)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 90년 설립 이래 소프트웨어 개발에만 주력해오다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M&A시장에 뛰어들었다. C&G측은 이방산업의 제조업부문과 현재 휴업 중인 일광식품의 공장을 인수해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자동차 급발진 사고와 관련된 자동차용 블랙박스, 폐기처분이 어려운 오일필터의 재활용 분야등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해 매출이 15억원에 불과했던 이 회사의 올해 매출 목표는 40억~50억원이다.
6월 현재 대한상공회의소가 운영하는 M&A거래소에 매수 의사를 밝혀 온 기업은 200여개. 지난 해 매도 의사를 밝힌 기업은 500개에 달했지만 매수 의사를 밝힌 기업은 50~60개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무척 대조적이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중소기업 M&A센터에도 현재까지 60여건의 신청이 접수돼 19건의 협상이 진행 중이다.
이처럼 중소기업 M&A시장에 「사자」물량이 늘어나고 활발한 협상이 이뤄지는 것은 경기가 다소 회복되면서 기업들의 유동성 자금이 늘어났기 때문. 대한상의 기업구조조정센터 M&A팀 김용회(金容會)과장은 『국제통화기금(IMF) 이후 많은 중소기업들이 외국회사에게 자산·지분매각을 해 보유하고 있는 자금이 많은 것도 한 원인』이라며 『규모가 큰 대기업간 M&A와는 달리 취약한 점을 보완하고 신규사업에 진출하기가 수월한 만큼 인수협상은 앞으로 더욱 활발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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