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4」개각에 이은 경제부처 실·국장급 후속인사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젊은 장·차관」이 이끄는 부처는 자연스레 물갈이가 이뤄졌고 부분적으로 파격적 발탁도 있었다. 대체로 기수(期數)중심의 연공서열중시와 지역배려 관행은 여전했다는 것이 일반적 지적이다.직업관료의 마지막 단계라 할 수 있는 1급인사의 경우 「행시 14회」의 전진배치가 눈에 띈다. 1급자리중 경제부처 최고요직인 기획예산처 예산실장에 장석준(張錫準)국회예결위전문위원이 임명된 것을 비롯, 조환익(趙煥益)산업자원부 무역투자실장, 추병직(秋秉直)건설교통부 기획관리실장등이 국장에서 승진했다. 특히 국세청은 3~4개 기수를 뛰어넘어 황수웅(黃秀雄)차장이 전격발탁돼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세대교체에 따른 「젊은 피」 수혈이 가장 확실한 부처는 공교롭게도 국세청 관세청등 외청쪽이다. 국세청의 경우 10회 청장~14회 차장체제가 구축됨에 따라 7명의 국장이 옷을 벗었다. 나아가 부산청장에 전남출신, 광주청장에 대구출신을 임명하는 「향피(鄕避·연고지탈피)」제도까지 도입해 파격인사의 클라이맥스를 보여줬다. 관세청도 「터줏대감」 이강연(李康演·59)차장이 용퇴하고 행시 7,8회 국장 2명이 추가로 옷을 벗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발족이래 최대의 물갈이인사가 예상되고 있다.
장·차관이 가장 젊은 산자부(10회 장관~12회 차관)도 고참 1급들이 옷을 벗거나 외청으로 빠져나간 대신 본부 1급은 13~14회 중심으로 개편됐고, 10회 장관을 맞은 건교부도 1급에 14회를 전면배치시켜 「가장 세대교체가 잘 된 부처」란 평가를 받고 있다.
국장급인사에선 일부 「깜짝 발탁」이 이뤄졌다. 가장 보수적인 재정경제부의 경우 「신참과장」급에 속하는 행시 23회의 조원동(趙源東)청와대경제수석실행정관이 정책조정총괄업무를 담당할 정책심의관에 발탁됐다. 정보통신부에서도 행시 22회의 공종렬(孔宗烈)심의관이 선배들을 제치고 요직인 정보통신정책국장에 전격 임명됐다.
그러나 발탁과 파격은 아직도 「빙산의 일각」이란 지적이다. 「동기」들끼리 대체로 함께가는 관행은 여전했고, 지역별 구색맞추기도 뚜렷했다. 특히 세대교체 압력에도 불구, 각 부처별로 「밖(산하기관)에 자리가 나기 전까지는 나가지도 않고, 내보내지도 못하는」 행태가 계속돼 공무원인사개혁은 아직도 요원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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