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착취재] 모델 장영진의 맞춤패션모델 장영진(26)씨는 요즘 원피스를 직접 만들고 있다. 박음질하는 정도밖엔 모르지만 책 펴놓고 감 끊어다 디자인도 하고 열심이다. 그러나 실패의 맛은 쓰다. 괜찮다고 생각해 고른 원단은 옷으로 보면 『아니올시다』. 이번엔 체크무늬 천을 고르는 바람에 줄 맞추는 데 진땀을 쏟고 있다.
그래서 영진씨가 찾은 곳이 맞춤전문점. 선배가 소개한 압구정동 제스퍼(JESPER). 이화여대 장식미술과를 나온 두 디자이너가 운영하고 있다. 샘플 옷은 많지 않지만 대신 해외 컬렉션 사진과 원단샘플을 갖춰놓았다. 사진을 놓고 『이런 식으로 하고 여기는 이렇게 해달라』며 상담하면서 디자인을 고르면 약 1주일 뒤 옷이 나온다.
영진씨의 주문은 상의는 타이트하고 아래는 드레시하게 퍼진 원피스. 가격은 55만원. 『은회색 실크원단이 비싸고 좋은 것』이라는 디자이너 최희정씨의 설명에 더 깎지를 못한다. 영진씨도 독특한 원단에 반했기 때문이다.
『내 멋대로 입을 수 있잖아요.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을 만들고. 얼마나 재미있는데요』 영진씨가 스스로 옷을 맞춰입는 이유. 기성복이 안 맞아서이기도 하지만 「나만의 옷」을 입고자 하는 이들이 맞춤집을 찾는다. 『도대체 왜 옷들이 하나같이 똑같을까』 『괜찮기는 한데 맘에 쏙 들지는 않네』라고 불평하던 그들.
이들 개성파들이 요즘 자주 찾는 곳이 강남, 이대앞, 이태원일대 맞춤전문점들이다. 샘플 옷을 보고 고르기도 하지만 사진이나 그림을 그려 갖고오는 이들도 많다. 과거 맞춤점과 다른 게 바로 이런 「스스로 디자인파」의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 첨단유행 디자인사진을 비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행이 지난 옷은 자르거나 품을 좁히는 등 리폼으로 멋을 부린다.
맞춤집을 나와 『좀 비싼 것같다』고 털어놓은 영진씨는 『다음엔 감 끊어가는 곳을 갈 것』이라고 말했다. 투피스 15만~20만원, 원피스 7~8만원정도로 공임만 싸게 받는 곳을 찾아서.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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