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머니.이모중 환자있을땐 발병위험 50% -여교사 김모(56)씨는 지난 해 가을 소화가 잘 안되고 변비가 심해 고생했다. 아랫배가 더부룩하고 당기는 증상도 느껴졌지만, 나이가 들어 뱃살이 많이 쪘나보다 하고 가볍게 여겼다.
그 후 특별한 증상 없이 수개월이 지났다. 그런데 며칠 전 자궁암 정기검진을 받으러 산부인과에 들렀다가 난소암이라는 진단과 함께 5년 이상 살기 어려울 것같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말을 들었다.
최근 우리나라 여성에게 압도적으로 많이 생기던 자궁경부암이 감소하는 반면 난소암이 크게 늘고 있다. 난소암은 여성암 가운데 사망률(50% 이상)이 가장 높다.
난소암으로 인한 여성 사망자는 인구 1,000명 당 4명꼴. 이는 10년 전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수치이다. 노인인구의 증가와 화학물질, 방사선, 여성호르몬 등에 노출될 기회가 많아진 게 원인으로 분석된다.
고위험군(群) 난소암은 10대나 20대 젊은층에서도 생기지만, 가족 중 난소암환자가 있는 경우와 폐경기 전후에 많이 발생한다. 고위험군은 50세 이상 여성 불임증환자 독신녀 할머니나 이모 중에 난소암환자가 있는 여성 자녀에게 모유를 먹이지 않은 여성 폐경기여성 육류를 즐겨 먹고 야채나 과일을 적게 먹는 여성 등이다. 특히 할머니나 이모 중에 난소암이 있는 경우엔 발생위험이 50%나 된다.
증상과 진단 난소는 해부학적으로 골반 깊숙한 부위에 위치해 있다. 이 때문에 암이 생겨도 대부분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가끔 소화장애나 아랫배가 당기는 정도여서 난소암을 의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른 장기로 전이돼도 특별한 증상이 없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관찰되는게 일반적이다. 난소암의 70% 이상이 3기 이후에 발견되는 데는 이런 이유가 있다.
따라서 예방적 의미의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단순한 난소 물혹으로 여겨 수술을 했다가 암으로 확인되는 경우도 있다. 고위험 여성은 6개월마다 골반 및 복부진찰을 받고, 1년에 한 번씩 골반초음파검사를 하는 게 좋다.
종류 난소암은 난소 표피에서 생기는 상피성 난소암이 90%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생식세포에서 발생하는 생식세포암과 다른 장기로 전이된 암이다. 상피성 난소암은 폐경기 전후에 주로 발생하며 60세 무렵에 가장 많이 나타난다. 생식세포암은 20세 이하 젊은 여성에서 주로 발생한다. 다른 장기로 전이된 암은 5년 생존율이 15~35%에 불과하다.
치료 조기 발견하면 수술이나 항암화학요법으로 완치가 가능하다. 1년 정도 장기치료를 하기 때문에 환자와 가족들의 인내가 요구된다. 수술은 암이 퍼진 부위를 제거하는 게 우선이다. 제거가 어려운 부위는 쿠사(CUSA)라는 특수기구를 사용, 암 부위를 갈아 없앤 후 항암제를 투여한다.
이후엔 복강경 등으로 재발여부를 확인하면서 전신 뿐아니라 복부에 직접 항암제를 투여한다. 방사선 단독요법은 부적절한 경우가 많아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박태철 의정부성모병원 산부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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