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도 임금은 동결」대기업들의 임금협상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 삼성 등 주요그룹 임직원들의 올 해 월급봉투 두께도 지난 해에 비해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10대그룹 노사 대부분이 올 해도 여전히 우리경제가 국제통화기금(IMF)터널속에 있다며 임금동결에 합의했거나 고용보장과 임금동결을 「빅딜」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11일 한국일보가 10대그룹을 대상으로 「99년 임금협상 현황」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임금협상을 타결한 현대(일부계열사), 삼성, 대우(일부계열사), LG그룹 등은 2000년 말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대신 임금을 동결하는 데 합의했다.
반면 항공기업계의 라이벌 한진과 금호그룹 등 두그룹만 임금을 인상했거나 인상을 전제로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이어서 다른 그룹 직원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노사, 임금동결 및 삭감과 고용보장간 빅딜
재벌들의 이번 춘투시즌 임금협상에선 임금을 동결 내지 삭감하는 대신 고용을 일정기간 보장하거나 정리해고를 하지 않는 선에서 절충점을 찾는 노사간 맞교환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우자동차의 경우 사측은 판매부진으로 1,200명의 유휴인력이 발생했다며, 유휴인력의 고용유지를 위해 노사양측이 인건비부담을 반분하자는 협상카드를 제시하고 있다. 대우자동차는 이와 관련, 유휴인력의 인건비 중 절반인 총395억원의 임금삭감안을 노조측에 요구했다.
노조측은 이에 대해 7만원의 기본급인상안으로 맞서고 있지만, 정리해고를 최소화하는 대가로 동결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노조그룹」 삼성은 10대그룹 중 가장 먼저 임금을 지난 해 수준으로 동결했다. 삼성은 대신 6월 말과 12월 말에 업무성적표에 따라 개인별로 150%까지의 성과급을 지급키로 했다.
현대는 건설과 인천제철이 동결합의안에 도장을 찍었다. 그룹 주력인 자동차는 98년 초 극심한 판매부진으로 1,700여명을 1년6개월간 무급휴직처리했지만 올들어 생산 판매 호전으로 이들을 원대복귀시키는 조건으로 임금동결을 추진하고 있다.
한진 금호는 인상선물로 사기진작
한진은 무교섭타결을 통해 임금을 IMF이전수준으로 원대복귀시켜 직원들이 신바람이 난 상태. 한진은 지난 해 보너스를 700%에서 500%로 삭감하고, 급여(과장급이상)도 10% 축소했지만 4월부터 원래대로 환원조치했다. 이는 4월 중순 중국 상하이 화물기 폭파사건 후 심이택(沈利澤)사장의 전문경영인체제가 출범한 후 임직원의 사기진작을 위한 「선물」이었다. 금호도 3% 인상안에 노사가 잠정합의, 내주에 합의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의춘기자 e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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