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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폐공사사건] 9월 공안회의직후 통폐합카드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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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폐공사사건] 9월 공안회의직후 통폐합카드 꺼냈다

입력
1999.06.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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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폐공사는 지난해 9월23일 직장폐쇄를 풀고 노조와 임금교섭을 재개했으나 내부적으로는 이미 조폐창 조기통폐합이라는 초강수 카드를 쓰기로 방침을 세웠던 것으로 11일 확인됐다.특히 조폐공사의 창 조기통폐합 추진 시점이 대검 공안부 주재로 열린 공안사범합동수사본부 대책회의(9월18일) 직후여서 사측의 태도 변화에 검찰이 개입했을 개연성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사측은 이 방침에 따라 교섭에 성의를 보이기는 커녕 오히려 임금 추가삭감안을 들고 나와 협상을 깨고 노조를 불법파업으로 몰고가는 수순을 밟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9월28일 열린 6차 이사회에서 고영호(高永鎬·거창전문대학장)이사가 『대화와 설득만으로는 노사분규를 해결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다른 복안이 있는지 묻자 오영진(吳永鎭)인사처장은 『지금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지만 인건비 절감 등에 동조하지 않을 경우 그에 상응하는, 다른 구조조정이라든지 그런 방안으로 추진할 수 밖에 없지 않는냐』고 말해 10월2일 전격발표한 「조기 통폐합」안을 암시했다.

이날 이사회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오처장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강희복(姜熙復)사장이 나서 「아직 (복안이) 구체적으로는 없다」고 말을 막았는데 바로 4일뒤 조기 통폐합방침이 발표돼 깜짝 놀랐다』며 『이미 조기 통폐합 방침을 확정하고도 이사들에게는 숨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조기 통폐합 안건은 10월10일 7차 이사회에 정식 상정됐으나 논란 끝에 확정짓지 못하고 한달여 뒤인 11월18일 9차 이사회에서 의결됐다.

강사장은 이처럼 조기 통폐합계획을 숨긴채 9월24일 업무복귀한 노조측과 임금교섭을 재개, 2차례 협상을 가졌으나 당초 안에서 양보하기는 커녕 오히려 급식비·체력단련비 반납, 월차휴가 사용 등 추가삭감안을 제시해 노조를 강경으로 몰아갔다.

이와관련, 한만규(韓萬奎)노조정책국장은 『사측이 조기통폐합을 들고 나오려고 일부러 개악된 협상안으로 노조를 자극, 협상이 깨지도록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퇴직한 조폐공사 간부는 『당시 강사장은 감사원의 임금삭감 권고시한(지난해 9월말)에 쫓기고 타 공기업들의 임금삭감 노사합의 등에 따른 압력 등으로 상당히 다급한 처지였다』고 전했다.

/대전=허택회기자 thheo@hk.co.kr 전성우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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