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상을 온통 시끄럽게 하고 있는 이른바 옷뇌물사건에 대하여 나는 아는 바가 없습니다. 검찰의 파업유도 의혹사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솔직히 말씀드려, 알고 싶지도 않습니다. 다만, 어쩌면 이렇게도 자주, 우리의 국제신인도를 떨어뜨리는 사건이 일어나는가 한탄할 뿐입니다.무엇보다 경제가 걱정돼서 하는 말입니다. 경제가 결딴나면 결국 우리는 빈털터리가 될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한 발짝씩 물러서서, 어떤 것이 진정으로 우리에게 유익한가를 따져보는 처신을 할 수는 없을까요. 전직 대통령들을 몽땅 법정으로 소환하고 줄줄이 구속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하여 얻은 것이 무엇입니까. 결국 국민만 들뜨게 하고, 우리의 국제신인도만 떨어뜨려, 그들을 구속한 바로 그 대통령의 임기말에 IMF가 닥치지 않았습니까. 많은 직장이 부도나고, 우리 국민 모두가 피땀흘려 이룩해 놓은 귀중한 유형무형의 재산을 날린 것밖에 더 있습니까.
우리는 수출을 해야 먹고삽니다. 그런데, 물건을 만드는 나라가 어디 우리 뿐입니까. 일본이나 구미지역에는 별로 접근을 못하고 아시아지역에서나 물건을 팔았는데 그 지역의 공업화도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중입니다. 우리의 노임수준이 올라가서 노동집약적 산업에서는 손을 떼야 합니다.
우리의 5대 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 자동차 철강 조선 석유화학은 일본의 5대 수출주력품목과 일치합니다. 그래서 일본의 엔고에 일희일비합니다.
같은 업종의 국내업체끼리의 과당경쟁도 너무나 치열했습니다. 그래서 이른바 빅딜이 필요한 것이지요. 우리의 노조가 떠들면 일본은 앉아서 득을 보게 되어 있습니다. 정치적 스캔들이 불거지면 그들은 정국불안을 이유로 손쉽게 우리의 바이어들을 낚아챌 것입니다. 우리가 언동을 신중하게 해야 할 이유가 아니겠습니까.
큰 기업을 하는 분들도 좀 생각을 달리 할 때도 되었건만 이번 옷 뇌물사건에서 표출된 그들의 의식구조는 여전합니다. 로비의 성공확률은 반반일 터인데 돈의 위력으로 100%의 효험을 노리다가 사불여의하면 「너 죽고 나 죽자」 식의 폭로전술이나 구사해야 합니까.
세상에는 공명한 거래도 있고, 뒷거래도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일단 인간관계를 맺었으면 신의를 지켜야지, 폭로로 상대방을 멍들이는 관행이 우리 재계에 정립되어 있다고 한다면 어떤 외국인이 우리를 믿고 거래를 하겠습니까.
우리가 공부는 왜 합니까. 일상생활에서 유용한 지식이나 기술만 익히면 됐지 역사는 왜 공부하며 수학이나 철학은 공부해서 뭣합니까. 사람과 교제하고, 사람을 설득하려면, 보편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바탕으로 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은 철학이요, 예술입니다.
이러한 지식없이 글로벌시대에 사람들과 깊이 사귀기는 어렵습니다. 너무 조급하게 지름길만 찾지말고 진중하게 앞을 내다보고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가장 손쉬운 돈벌이는 사기밖에 더 있겠습니까. 그러나 사기는 한번밖에 통하지 않을 것입니다.
/박현태(朴鉉兌) 동명정보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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