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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의 서해] 남고속정 '배치기'로 북 축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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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의 서해] 남고속정 '배치기'로 북 축출

입력
1999.06.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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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해군고속정 10여척이 30여분만에 충돌식 밀어내기 전술로 북한경비정 6척을 NLL북방으로 밀어냈다. 5일째 계속됐던 북한의 영해침범을 물리력으로 응징한 것이다.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방부와 합참등에는 『시원하다. 잘했다』는 시민들의 격려전화가 쇄도했다.◆대치 새벽 4시께 전날 퇴각했던 북한경비정 4척이 다시 어선20여척을 호위하며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서서히 남하했다. 오전10시48분께는 추가로 2척이 넘어와 이들 경비정과 합류, 우리영해를 선회했다. 10일까지도 NLL로부터 2~6㎞까지만 내려 왔던 북한경비정은 이날은 더 대담해져 11㎞까지 남하했다. 해군고속정 10여척은 계속 물보라를 일으키며 고속질주를 통해 무력시위를 벌였지만 북한경비정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북한경비정과 200~300㎙를 두고 숨막히는 긴장이 고조됐다.

◆명령하달 시시각각으로 연평도 인근해역의 상황을 보고 받은 합동참모본부의 지휘통제실과 해군작전사령부, 인천2함대사령부의 상황실에 북한경비정이 NLL로부터 11㎞나 내려왔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해군고속정 편대장 성한겸(35·해사42기)소령도 『더 이상 밀리면 완충구역까지 침범할 것으로 보인다. 밀리면 끝장』이라고 다급하게 외쳤다. 8시부터 열린 군사상황회의에서 육·해·공군 전력을 투입, 조만간에 사태를 끝장내겠다고 방침을 정한 군수뇌부의 입장도 단호했다. 『목숨을 걸고 저지해라. 고속정 함수로 들이받아 NLL이북으로 기필코 밀어붙여라』 김진호(金辰浩)합참의장의 지시가 하달됐다.

◆충돌식 밀어내기 화력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해군고속정의 선택은 충돌밖에 없었다. 해군고속정 10여척이 300㎙를 두고 대치중인 북한고속정을 향해 전속력으로 질주했다. 정면 충돌의 위기였다. 「기싸움」에서 밀린 북한경비정이 함수의 방향을 황급하게 틀어 해군고속정을 피했다. 오전 11시40분 처음으로 해군고속정이 북한경비정의 뒤로 달려와 뱃머리로 들이받았다. 170톤의 고속정에 들이받힌 250톤짜리 북한경비정이 충격에 못이겨 좌우로 심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낮 12시12분께 북한 경비정들은 마침내 방향을 돌렸다.

◆도주 북한경비정이 서서히 NLL이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해군고속정도 뒤를 따라 북상했다. 북한측은 계속 해군의 의지를 시험하기 위해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가 해군고속정이 계속 따라붙으며 위협을 가하자 오후2시15분 완전히 NLL을 넘었다. 합참과 해군의 상황실에 긴급전화벨이 울렸다. 『작전성공, 북한경비정 완전히 NLL북방으로 월선했음』

정덕상기자 jfur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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