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삼진왕 경쟁이 뜨겁다.지난해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한 현대 에이스 정민태(29)가 10일 해태와의 수원 홈경기서 8과3분의2이닝 동안 탈삼진 9개를 기록, 시즌 85개로 지난해 신인왕인 팀후배 김수경(20·83개)을 따돌리고 이 부문 단독 선두에 나섰다. 3위는 롯데 에이스 주형광(23)으로 80개를 마크중이다.
셋 다 소속팀의 선발 투수로 올시즌 최고의 구위를 자랑하고 있는데 등판만 하면 순위가 뒤바뀌는 형편이다. 더구나 지난해 탈삼진 1위를 차지한 이대진(해태·183개) 2위 박명환(두산·181개) 4위 이강철(해태·160개) 등이 부상으로 빠진 상태여서 이들 3인방끼리의 탈삼진 경쟁은 막판까지 치열하게 전개될 것 같다.
이들의 공통점은 직구 최고시속이 150㎞에 달하는 강속구에다 칼날 슬라이더를 장착하고 있다는 점. 좌우 스트라이크존이 넓은 한국 프로야구의 특성상 바깥쪽으로 휘어져 나가는 슬라이더는 타자들을 현혹시켜 삼진을 잡는데 가장 위협적인 무기다.
힘과 관록에서는 정민태가 가장 돋보인다. 최고시속 149㎞에 이르는 강속구에 타자를 압도하는 투구를 자랑한다. 게다가 안정된 컨트롤을 바탕으로 강속구와 반 포크볼을 적절히 섞어 던져 타자들을 요리하고 있다.
특히 현역 최고의 투수라는 자부심 아래 삼진에 연연하기 보다는 맞혀 잡는 노련한 투구를 펼치다가 위기 또는 꼭 필요할때 상대를 삼진으로 돌려 세우고 있다.
팀 후배 김수경도 만만치 않다. 올시즌을 앞두고 주위에서는 2년생 징크스를 우려했지만 전혀 개의치 않고 패기를 앞세워 한단계 더욱 성숙한 피칭을 펼치고 있다. 시속 148㎞의 빠른 직구에다 국내 최고의 각도를 자랑하는 슬라이더를 자랑한다.
다만 4월29일부터 20일간 가까이 팀 사정상 마무리로 뛰는 바람에 탈삼진 레이스에서 다소 불리했지만 선발로 복귀하면서 본격적인 삼진 사냥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이미 인천 홈구장에 등판할 때면 자신의 팬클럽인 「닥터K」회원들이 관중석에서 삼진을 잡을 때마다 K행진판을 세워 놓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 주형광도 최고의 시즌을 맞고 있다. 왼손 투수로서 직구 스피드가 145㎞에 달하는데다 자로 잰듯한 제구력을 바탕으로 타자들을 요리하고 있는 것. 현재 9승2패로 다승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데 탈삼진왕 타이틀까지 따내 최고의 투수 자리에 오르겠다는 야망이다.
/장래준기자 ra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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