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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금융시장이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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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금융시장이 불안하다

입력
1999.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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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와 환율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주가는 사상 최고 상승을 기록한지 이틀만에 사상 최대 하락폭을 보였으나 하루만에 다시 사상 최대 상승을 기록하는 등 폭등과 폭락을 거듭하고 있고, 환율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주가와 환율은 종잡을 수 없는 것이라고 하지만, 너무 빠른 움직임은 경제의 예측성을 크게 떨어뜨려 혼란을 가중시킨다.

증시가 극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는 심리적 요인이 크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원화 절상, 정국불안, 미국 및 일본의 경제동향, 프로그램 매매등 각종 호·악재가 실제 이상의 큰 힘을 발휘하면서 증시를 흔들고 있다. 그 만큼 증시의 기반이 취약하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정부 고위관계자들의 발언도 문제다. 9일 증시가 투매양상까지 보인 데는 이헌재 금감위원장의 발언이 기폭제가 됐다.

뮤추얼펀드 만기도래와 하반기 유상증자, 정부지분 매각 등이 겹치면 시장교란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그의 발언은 증시 과열을 우려하는 것이었다 해도 정도가 지나치고 직접적이었다. 얼마전 비판을 받았던 이규성 재경부장관의 발언을 연상케 한다.

기관투자자들도 책임이 크다. 기관투자자들은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도 「작전식」으로 주가를 끌어올렸다 내렸다를 되풀이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방식의 펀드운영은 쉽게 이익을 올릴 수는 있어도 결국 기관투자자들의 신뢰성과 직업윤리에 상처를 입히고 시장의 왜곡을 가져온다. 결국 일반투자자들이 손해를 보게 된다. 정부는 펀드운영에 대한 감시기능을 강화, 거래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환율의 움직임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다소 완만한 하락세를 유지했던 환율은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달러당 1,180원 선이 무너지자 급락하고 있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달러가 들어와 달러가 넘치기 때문이다. 외국인 직접투자 및 주식투자 자금이 계속 증가하고, 경상수지 흑자도 지속되고 있으며, 대기업들의 외자유치도 늘고 있다. 여기에 일본 엔화의 강세(달러화 약세) 분위기도 가세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환율이 달러당 1,200원 이상, 원화대 엔화는 10대 1 수준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무역협회 조사에 따르면 경쟁력 하락 요인으로 환율하락을 꼽은 업체가 39%로 가장 많아 현재와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수출에 큰 타격을 받는다.

들어오는 달러를 억지로 막을 수는 없는 상황이어서 환율 하락은 불가피하더라도 속도가 너무 빠르면 바람직하지 않다.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의 효율적인 정책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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