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즈란 스윙과 블루스에 대한 중단없는 탐구, 경이감이죠" -『올해는 브래드 멜도(29), 사이러스 체스너트(37) 같은 젊고 유능한 뮤지션들과의 연주를 한국팬들에게 공개할 수 있어 참 좋군요』
7일 호암아트홀의 「100개의 황금손가락」연주회의 최고참 존 루이스. 이제 79세. 95, 97년 내한공연때는 예술의전당 계단까지 가득 메웠던 그의 세번째 공연이다. 그에게는 세월이 비껴간다.
그는 이번에 두 곡을 들려주었다. 특히 MJQ(모던 재즈 쿼텟) 시절의 걸작 「Django(장고)」의 닦을수록 영롱해져가는 그의 피아니즘에 객석은 숨을 죽였다. 2시간 40분에 걸친 우리 시대 최고의 재즈 피아니스트들이 마음먹고 펼치는 현란한 연주 가운데서, 그는 오히려 기교를 죽임으로써 더욱 빛났다.
어느 손이 아르페지오 반주를, 어느 손이 주제를 맡았는지. 원래의 선율이 변주돼 가더니 마침내는 악보의 구속에서 완전히 해방된다. 평생을 바흐에 도전, 엄격한 대위법을 재즈로 풀어 헤친 그의 재즈.
가장 행복했을 때는? 『39년 듀크 엘링턴의 재즈를 처음 접하고』. 가장 슬펐던 때는? 『진정한 천재, 찰리 파커가 죽었을 때』. 재즈란 무엇인가? 『스윙과 블루스에 대한 중단없는 탐구, 그리고 경이감이다.』
『하프시코드로는 음향이 작고 강약이 조절 안돼 재즈로 연주할 수 없으니 , 그게 제일 안타깝군요』 모처럼 동행한 부인 머자나(Mirjana) 루이스의 말이다.
유고 자그레브 태생의 이 고음악전문 연주자는 재즈 뮤지션 되기에 너무 늦지 않았느냐고 반문한다. 매일 4시간씩 하프시코드로 바흐만을 연습한다. 글렌 굴드나 이보 포고렐리치 같은 바흐 전문주자가 제일 좋다는 그는 3장의 음반을 발표했다.
슬하에 아들(34), 딸(30)을 한명씩 뒀다. 각각 변호사, 특수유아교사. 특히 아들은 찰리 파커 뺨치는 알토 색소폰 주자이기도 하다며 자랑하는 존의 얼굴이 환하다. 『운동말이죠? 오전 내내 피아노 치는 걸로 족해요』 대대로 1백세를 누리는 장수 집안이라는 설명이다.
루이스는 지난해 9월 새 작곡분 8곡이 수록된 앨범 「Evolution」을 발표했다(어틀랜틱). 그는 『이제 음악가로서 할 일은 다 했다』며 자신의 예술 여정에 대해 강한 긍정을 표했다.
루이스 부부는 동료주자들과는 따로, 공연시간 40분전 도착했다. 존이 수천번도 더 했을 「고엽」을 허밍과 함께 연습한다. 머자나는 바로 옆에 서서, 수천번도 더 보고 들었을 광경을 또 유심히 지켜본다. 「존 루이스 부부(Mr. and Mrs. John Lewis)」라는 공동의 명함을 쓰고 있다.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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