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해태투수 김상진] '야구 열정' 남기고 끝내 숨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해태투수 김상진] '야구 열정' 남기고 끝내 숨져

입력
1999.06.11 00:00
0 0

꼭 그라운드로 돌아오겠던 청년의 약속은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위암말기 판정을 받고 8개월여 투병생활을 해오던 프로야구 해태 타이거즈의 투수 김상진이 10일 오후 3시55분 강남성모병원에서 22세의 꽃다운 나이로 눈을 감았다. 김상진의 장례식은 12일 오전8시 치러진다.

광주진흥고를 졸업하고 96년 해태에 입단한 김상진은 데뷔 첫해부터 고졸 신인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두각을 드러냈다. 조계현과 이강철 이대진 김정수 등 기라성같은 선배들 틈에서 데뷔첫해 선발투수 자리를 꿰찼고 그해 9승5패, 방어율 4.29의 성적을 기록했다.

97년 9승10패1세이브를 기록한 김상진은 방어율을 3.60으로 낮췄고 특히 그해 LG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2안타 1실점의 완투승으로 해태 우승을 이끌며 팀의 차세대 에이스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김상진은 98년 시즌들어 목의 통증을 호소, 그해 9월19일 잠실 OB전서 자진강판하는 것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당시만 해도 단순한 목부상에 소화불량이 겹쳐 페이스가 떨어지는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시즌을 마친 10월 각혈을 하며 쓰러졌고 전남대병원서 위암말기(4기)라는 청천벽력을 접했다. 김상진은 중앙대부속병원과 서울 중앙병원에서 재차 검사를 받았지만 결과는 한결 같았다.

6개월, 길어야 1년. 김상진은 지난해 자신에게 남은 시간을 최종 통보받았지만 미소를 잃지않았다. 그의 투병소식이 알려지자 쾌유를 기원하는 동료선수들과 팬들의 정성이 끊이지 않았고 가슴한켠에 도사린 사그라들지 않는 야구에 대한 열정때문이었다.

김상진은 올해초 병무청의 행정착오로 입대영장이 발부되자 『내년에 완치돼서 야구를 할려면 영장을 연기해야 겠다』고 말하는 등 그라운드에 서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때 호전되는 기미가 보였던 병세는 3월초 위벽 천공증세를 보이며 악화됐고 6월2일 재입원, 산소 호흡기에 의지하다 끝내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김상진은 지난해 12월, 자신의 쾌유를 기원해준 팬들에게 『꼭 암을 이기고 그라운드로 돌아가 여러분의 사랑에 보답하겠습니다』란 편지를 띄웠다.(98년 12월31일자 보도) 그러나 이말은 끝내 유언이 되고 말았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