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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터뷰]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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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터뷰]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

입력
1999.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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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12일로 창립 49주년을 맞는다. 정부로부터 통화신용정책 권한을 넘겨받은 지 1년여, 명실상부한 중앙은행으로 거듭나기 위해 개혁 작업이 한창이다.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매달초 금리수준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에 촉각을 곤두세울 만큼 한은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영욕의 반세기를 접고 새 천년을 준비하는 전철환 총재를 만나봤다.▦대담 이백만경제부장

-취임하신지 1년3개월이 지났죠. 소감이 어떻습니까.

『지난해 상반기에는 외환위기 수습을 위해 고금리를 유지하는 바람에 기업의 도산이 잇따라 경제운용이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하반기 역시 금리는 낮췄지만 신용경색으로 애를 먹었습니다. 올들어 금융·외환시장이 안정됐습니다. 그간 강을 두 번 건넌 셈이죠』

-요즘 금리를 올릴 것이냐 말것이냐로 고민하고 계시죠.

『글쎄요. 고민한다기 보다는 주시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금리는 실물경제동향, 그리고 주식시장을 포함한 금융시장 상황이 조절합니다. 시장상황 변화가 금리수준을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저금리기조의 유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만.

『금리를 더 내려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함부로 올리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금리는 자원배분의 바로미터입니다.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으로 움직여야죠』

-중앙은행은 독립했습니까.

『그런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웃음). 정부가 종종 금리에 대해 언급하지만 개입하려는 의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통화신용정책) 결정은 우리가 합니다』

-기업이나 주식시장은 총재의 입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한은의) 통화신용정책을 주시하지 않으면 손해를 볼 것입니다.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통화신용정책에 맞춰 움직일 때 득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시장을 믿습니다』

- 한국경제 어떻게 가고 있습니까.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죠. 물가는 안정돼 있고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는 등 연간 5%대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기업들, 특히 큰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게을리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여기서 자만해서 구조조정을 안하면 비효율적인 경제구조를 못 고치고 지속적인 성장도 어렵습니다』

-주가의 변동폭이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증시나 금융시장은 자원의 합리적인 배분보다는 파격적인 변동을 통해 자원배분을 왜곡시키는 불안정성을 띠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소관은 아니지만 구조적인 차원에서 「한계변동」을 유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한은 개혁은 어떻습니까.

『영리법인이 아니기 때문에 단시일내 성과측정이 어렵습니다만 그동안의 노력에 대해서는 상당히 평가해 주어야 합니다. 인력만 27% 감축했습니다. 한국은행만큼 말없이 혹독한 구조조정을 한 곳은 적어도 공기업, 공공기관 가운데는 없을 겁니다』

-서민들은 「저금리」가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는 반응입니다.

『은행 대출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한자릿수에 진입했습니다. 그러나 가계대출금리의 하락폭이 기업대출금리에 비해 작은 상태입니다. 최근 은행들이 우량고객확보를 위해 금리인하에 적극적이어서 가계대출금리도 현재보다 더 낮아질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의 환율은 적정하다고 보십니까. 외환보유액은 어떤가요.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되는 거 아닙니까(웃음). 외환시장의 수급을 간접적으로 조절, 환율의 급격한 변동을 완화해 나가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외환보유액도 시장의 안정유지는 물론 튼튼한 대외신인도 확보를 위해 충분한 수준으로 보강·유지해 나갈 계획입니다』 정리= 정희경기자

1938년 전북 익산 출생

전주고, 서울대상대, 영국 맨체스터대학원

고등고시 행정과(12회), 경제기획원 교통부 중화학공업기획단 근무

충남대 경제학과교수(76~98년)

금융통화운영위원(83~89년) 한국경제발전학회장(95~98년)

경실련 고문, 올바른 지방자치실현을 위한 시민모임공동의장

다산경제학상 수상(93년)

저서:「사회정의와 경제의 논리」 「한국경제론」 「경제협력이야기」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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