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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소보사태 해결] 미국 세계경찰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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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소보사태 해결] 미국 세계경찰 재확인

입력
1999.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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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소보 사태가 사실상 해결됨으로써 세계의 「화약고」로 불리는 발칸에는 새로운 평화가 정착되는 전환점을 맞게 됐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유고의 알바니아계에 대한 「인종청소」중단을 명분으로 3월24일 공습을 단행하면서 시작된 코소보사태는 78일만에 나토 연합국 승리_유고 패배로 결론 났다.그리고 이번 사태는 국제사회가 지역분쟁을 해결하는 방식과 과정에서 세계질서 재편의 밑그림을 보여주었다. 미국은 냉전이후 「세계 경찰국가」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했고, 나토는 결속과 함께 「블록」의 위력을 과시했다. 이에 반해 유고는 코소보의 영토권 손상과 경제후퇴라는 손실을 당했으며,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 대통령은 국제전범으로 기소되는 등 대내외적으로 치명타를 입었다.

코소보사태 해결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새로운 지역분쟁 해결방식이다. 미국과 나토는 보스니아 내전과 걸프전쟁과 달리 지상군 투입없이 공습에만 의존한 채 외교적 해결방식을 병행, 성과를 거두었다. 유엔의 코소보 특사 칼 빌트는 이번 사태를 『국제사회에 의해 시도된 가장 도전적이고 복잡한 평화이행 방식』으로 규정했다.

또 사태 해결과정에서 나타난 러시아와 중국 등의 반미전선 강화도 새롭게 조명되는 부분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향후 세계질서가 미국·나토와 러·중의 대결체제인 「신냉전」도래의 조짐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유고의 철군협정 서명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나토는 아직도 넘어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다. 평화안 이행과정에서 의외의 돌출변수가 나타날 소지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우선 코소보해방군(KLA)의 유고군 철수 방해를 막아야 한다. 특히 귀환을 거부하는 일부 알바니아계 난민들의 설득, KLA의 무장해제와 코소보의 지위 문제 등도 해결해야 한다.

이번 전쟁은 나토회원국내에서도 제기된 전쟁방식에 대한 논란을 남기고 있다. 나토는 알바니아계의 인권을 내세워 독립국가의 주권을 침해하는, 선전포고 없는 전쟁을 시작하면서 국제법의 문제를 야기했었다. 또 잦은 오폭으로 무고한 시민을 살상, 또 다른 인권문제를 낳았다. 유엔의 배제도 논란거리였다. 보스니아 내전과 달리 유엔은 사태해결과정에서 소외돼 국제평화활동의 중추가 되어야 할 유엔의 위상이 크게 추락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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