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45주년 심포지엄] 앞으로의 과제「위기는 넘겼다. 이제는 개혁의 완성이다」 한국일보사가 9일 창간 45주년을 맞아 한국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개최한 「IMF 경제위기 1년반 평가와 과제」 심포지엄은 이같은 화두(話頭)를 던졌다.
정부와 재계, 학계를 대표해 참석한 주제발표자와 토론자들은 한결같이 IMF체제와 함께 시작된 각 부문의 개혁을 체질 개혁으로 연결시키고 이를 조기에 완성해야만 가능성있는 21세기를 맞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양 건(梁 建)한양대 법대학장 등은 경제개혁에 쏟은 정열 이상의 힘을 정치개혁에 쏟고 이를 조기에 마무리하지 않을 경우 경제개혁의 성과는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입장도 이번 심포지엄의 화두와 크게 다르지 않다. 강봉균(康奉均) 재정경제부장관은 기조연설을 통해 『IMF체제 1년반은 고도성장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치유하고 선진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가를 테스트 받는 시기였다』면서 『국가와 기업의 실질적인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앞으로의 개혁은 금융 기업 공공부문 종사자들과 시스템의 소프트웨어를 개혁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기호(李起浩) 청화대경제수석도 오찬연설을 통해 『우리경제는 중환자실에서 막 나온 상태』라며 『정부는 이제부터라는 각오로 개혁정책이 일관성있고 실효성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존 도스워스 IMF한국사무소장과 스리람 아이어 세계은행(IBRD) 한국사무소장도 『한국이 경제위기속에 보여준 저력과 높은 인적수준 등으로 볼 때 한국경제는 위기에서 벗어나 아시아의 주도국으로 부상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그 선결요건은 개혁의 완성』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개혁의 완성은 금융 기업 공공 부문의 구조개혁을 지표상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내면적인 개혁으로 연결시켜 경제와 사회 각 부문의 경쟁력을 세계수준으로 높이는 것을 의미한다.
심포지엄은 개혁에 따른 어쩔 수 없는 「부작용」인 실업문제와 소득격차 심화, 중산층 붕괴 등의 문제를 치유하는 작업을 병행해야만 개혁의 완성이 가능하다는 제2의 화두를 던졌다. 박훤구 노동연구원장은 『사회통합의 버팀목인 중산층이 붕괴될 경우 경제위기 극복도 불가능하다』면서 『실업해소와 함께 중산층을 원상회복시키는 정부와 민간의 공동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리람 아이어 IBRD 한국사무소장도 『실업률과 빈곤문제 완화가 성장률을 높이는 것만큼 경제회생에서 중요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심포지엄이 제시한 「개혁의 완성」과 「개혁 부작용의 치유」는 앞으로의 정부정책에서도 화두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강봉균 장관은 『심포지엄에서 제시된 의견들을 정부정책에 성실하게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동영기자 dy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