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철희(元喆喜)전농협중앙회장이 9일 농협비리사건 재판에서 윤진식(尹鎭植)전청와대 경제비서관(현 OECD한국대표부 공사)의 부탁을 받고 부실 어음을 할인해 줬다고 진술, 파문이 예상된다.원씨는 이날 서울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호원·李鎬元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공판에서 법정관리중인 서주산업㈜의 부실어음 3억원을 불법할인해 준 경위에 대해 『당시 윤진식 청와대 경제비서관이 직접 전화를 걸어 「도와주라」고 부탁, 담보도 없고 상환 가능성도 없었지만 거절하기 어려웠다』며 『금융담당 부회장도 재경부로부터 연락이 받았다』고 진술했다.
원씨의 진술이 사실일 경우 윤전비서관에겐 직권남용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원씨의 변호인단도 『검찰의 수사기록에 이미 원씨의 진술과 같은 내용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원씨는 회장시절 조성한 비자금 4억9,000여만원의 용처를 묻는 검찰 신문에도 『조직을 위해 도움이 되는 공공목적에 사용했다』며 『의원 후원회비는 영수증 처리가 안돼 변칙 처리하게 됐다』고 진술, 정치권 로비사실을 시인했다.원씨는 94년부터 지난 2월까지 농협회장으로 재직하며 영수증을 허위작성하거나 무보수이사의 업무추진비를 계상하는 방법으로 모두 6억1,100만원의 비자금을 조성, 횡령한 혐의로 4월 구속됐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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