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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형구발언 파문] 검찰 "조직 만신창이 되나"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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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형구발언 파문] 검찰 "조직 만신창이 되나" 당혹

입력
1999.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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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다시 격랑에 휩싸였다. 진형구전대검공안부장의「조폐공사 파업유도」 발언에 이어 8일 오후 김태정법무부장관이 전격 경질되자 검찰은 경악과 함께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간부인사에 이어 이번주로 예정된 후속인사로 들썩이고 있던 일선 검사들과 직원들은 예기치 못한 발언파문과 장관경질 사태에 일손을 놓고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온종일 술렁였다.오전11시 대검 15층에서 열린 안강민(安剛民)대검형사부장 퇴임식에 참석한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과 간부들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검찰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기에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신뢰 회복에 기여도 못하고 떠나게 돼 아쉽고 안타깝다』는 안부장의 퇴임사를 박총장은 입을 꾹 다문채 들었고 다른 간부들은 지긋이 눈을 감기도 했다. 퇴임식에 참석했다 김장관 경질소식을 접한 한 검사는 『국가 공권력의 상징인 검찰이 왜 이렇게 상처투성이가 됐는지 생각하면 할수록 안타깝고 괴롭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검사는 『고가옷 로비의혹 사건에 치이고, 파업유도 발언파문에 밀려 검찰이 결국 만신창이가 되는 것은 아닌지 혼란스럽다』고 심경을 밝혔다.

검찰은 이번주중 인사를 마무리, 김장관과 박총장의 지휘체계를 확립해 조직안정을 기한다는 계획이었다. 대대적인 물갈이 개혁인사로 대전 법조비리 사건, 심재륜(沈在淪)고검장 항명파동, 일선 검사들의 지휘부 사퇴요구, 고가옷 로비의혹 사건 및 수사 공정성 시비 등 일련의 사태의 후유증을 차단, 면모일신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새로 부임한 검사들이 현안 업무를 파악하는대로 사회 전반에 대한 비리수사 작업에 착수한다는 계획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발언파문은「인사→조직안정→비리수사」로 이어지는 검찰의 신뢰회복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셈이 됐다. 법을 집행하는 국가기관의 도덕성이 훼손되고 검찰의 불법행위 시비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점에 검찰은 침통한 기색이 역력하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이 파업을 유도했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고 믿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이번 발언파문 때문에 장관이 경질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장관경질은 검찰이 옷로비 사건 등 과거의 여러가지 멍에에서 벗어나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라는 뜻이라고 본다』고 말했다./황상진기자 apr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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