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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주가 폭발 '다시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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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주가 폭발 '다시 살아난다'

입력
1999.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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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재무개선 힘입어-경제위기의 깊은 수렁에 빠져있던 아시아가 다시 깨어나고 있다. 특히 그 회복속도는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어서 전세계가 놀라고 있다.

지난해말이후 6개월이상 불같은 활황세를 구가하고 있는 아시아 각국의 주식시장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한 단면에 불과하다. 각국의 경제성장률과 투자 및 소비증가율, 실업률 등 주요 경제지표는 일단 바닥을 치고 뚜렸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위기의 한 요인이 됐던 은행부분의 구조조정과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 등에 힘입어 일부 아시아 국가의 기본적인 경제여건(펀더맨틀)은 경제위기 이전보다 더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97년 7월 2일 태국 바트화의 폭락과 함께 시작된 아시아 경제위기가 아시아 각국에게 『자명종 소리와도 같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주가상승 지난해말 이후 아시아 각국의 주가 상승은 가히 폭발적이다. 한국, 일본, 대만, 홍콩, 싱가포르,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주요 9개국 가운데 최근 6개월간(1일 현재) 주가상승률이 미국 뉴욕 주식시장(스탠다드 앤 푸어스 500 지수)보다 떨어지는 곳은 대만 뿐이다.

9년째 호황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미국의 S&P 500 지수가 최근 6개월간 10.1% 상승한데 비해 한국은 69.1%, 인도네시아는 50.3%가 올랐다. 말레이시아(46.2%)와 싱가포르(39.4%). 태국(29.8%), 필리핀(27.0%), 홍콩(23.9%) 등도 모두 큰 폭으로 올랐다.

이같은 주가 폭등은 어디에서 비롯됐을까? 많은 전문가들은 경제위기의 탈출을 위한 구조조정의 과정에서 아시아 각국 기업의 성격 자체가 바뀌었다고 말한다. CLSA 글로벌 이머징 마켓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짐 워커는 『과거 아시아 기업은 높은 성장율에도 불구하고 이익은 미미했는데, 이제는 성장율과 이익증가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게 됐다』며 『이것은 아시아에게 「대단히 좋은 변화(sea change)」』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금융위기를 겪고난 뒤 방만한 대출을 규제함으로써 기업 자체자금의 중요성이 커졌고, 기업들은 결국 이익창출에 눈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이제 더이상 이익이 되지않는 무모한 외형성장은 없을 것이라는 말이다. 바트화 폭락 이전 태국의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했던 워커는 아시아 기업들의 이익규모가 올해와 내년 큰 폭으로 신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4일 발행된 세계적인 투자증권회사 메릴 린치의 보고서 글로벌 리서치 하일라이트는 더욱 낙관적이다. 이 보고서에서는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이 세계 주식투자자들이 매입할 기회를 가진 유일한 시장』이라고 표현했다.

보고서는 특히 아시아 각국의 경상수지 흑자 증가와 이에따른 풍부한 유동성을 지적하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긴축정책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유동성은 충분히 지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풍부한 유동성이 허수가 아닌 지표상승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는 말이다.

◇지표회복 아시아 경제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의 올해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4.6%로 아시아 경제위기가 엄습했던 97년 4·4분기의 3.9%를 넘어섰다. 싱가포르와 필리핀의 1·4분기 성장률도 각각 1.2%를 기록, 1년여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특히 아시아 각국의 경상수지는 외환위기로 인한 환율의 이상 급등세가 수그러든 올해 이후에도 계속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 국제통화기금(IMF)의 긴축정책 요구와 해외차입 금리의 급등으로인해 고금리로 신음했던 아시아 각국의 자금시장도 올들어서는 사상 초유의 저금리 혜택을 만끽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말 한자리수 금리에 진입한 후 한때 실세금리가 연 6%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해초 연 26%이상까지 치솟았던 태국의 단기금리도 이달들어 5%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전격적인 자본통제 조치를 단행, 아시아 금융시장을 출렁이게 했던 말레이시아의 자금시장도 이달들어 3% 수준의 단기금리가 유지될 만큼 안정세를 되찾았다.

박정태기자 jt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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