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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야당 정권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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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야당 정권이 보인다

입력
1999.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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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가와티당, 초반개표서 여당 3배차 따돌려 -44년만의 인도네시아 자유 총선에서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52·여)가 이끄는 인도네시아 투쟁민주당(PDIP)이 초반 개표결과 집권 골카르당을 3배 차이로 따돌리며 압도적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중앙선거위원회는 초반 개표에서 PDIP가 20만7,000표로 14만표를 획득한 압둘라 와히드(60)의 국민각성당(PKB)과 함께 1, 2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골카르당은 6만3,000표, 회교정당인 개발통일당(PPP)과 아미엔 라이스(55)의 국민수권당(PAN)이 각각 3만5,000표, 2만7,000표로 뒤를 이었다.

이에따라 PDIP가 초반 판세를 이어가기만 한다면 인도네시아의 역사가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수하르토 독재를 피플파워로 무너뜨린 데 이어 독재통치의 간판기구였던 골카르당까지 몰아내고 새로운 민주 정부가 구성된다는 기대감이다.

유세전에서 나타난 메가와티 돌풍이 직접 표로 연결됐다는 때이른 분석도 있다. 물론 총투표자가 1억1,000만이나 돼 집계가 1% 이상은 끝나야 대체적 윤곽을 알 수 있다.

또 현재까지의 개표결과가 야당성향이 강한 자카르타 등 대도시 중심이어서 집권당세가 강한 지방표가 합쳐질 경우 격차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선출되는 462명의 국회(DPR)의원은 군부가 지명하는 38명의 DPR의원과 지방의원 135명, 대통령이 지명하는 분야별대표 65명과 함께 국민협의회(MPR)를 구성, 11월 대통령을 선출한다. 현재 추세로 PDIP가 40%이상을 확보하면 메가와티는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군부 38명과 직능대표 68명등 100여명에 대한 지명권이 있고 대통령선거인단인 MPR의 3분의 2 찬성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PDIP가 이번 선거에서 과반을 확보하더라도 연정은 불가피하다. PDIP의 연정파트너로는 현재 2위를 달리고 있는 온건 이슬람파인 PKB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렇지만 메가와티의 집권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대선까지는 아직 5개월이나 남아 골카르당도 합종연횡을 통한 재집권 노력을 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메가와티가 PKB와 연정을 합의해도 인도네시아 정치의 핵심 요소인 군부의 동의와 전인구의 85%를 차지하고 있는 회교도의 인정이 필요하다. 이슬람 강경세력을 연정 파트너에서 제외할 경우 폭력사태의 발생까지 예상되고 있다.

세계4위의 인구대국 인도네시아는 현재 정치·경제개혁과 종교, 인종, 독립분쟁 등 산적한 과제를 안고있다. 더욱이 수하르토의 승계자인 하비비 대통령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야당세력의 불복에 따른 극심한 혼란상황까지 예상된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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