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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영화와 탱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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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영화와 탱고

입력
1999.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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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향기」(감독 마틴 브레스트)에서 시각장애인인 쓸쓸한 퇴역장교(알 파치노) 와 젊은 여인(가브리엘 앤워). 「탱고 레슨」(감독 샐리 포트)에서 고독한 여성감독 샐리와 댄서 파블로.「탱고」(감독 카를로스 사우라)에서 아내에게 버림받은 영화감독 마리오(미구엘 앙겔솔라)와 신인배우 엘레나(미아 마에스트로).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에서 사회적 가치를 부정하는 미국인 폴(말론 브랜도)과 프랑스 여인 잔느(말히아 슈나이더). 그리고 왕자웨이 감독의 「아비정전」 「해피투게더」에서 장국영.

파티장에서, 푸른 달빛 가득한 센 강변에서, 리허설 무대에서, 댄스장에서 후텁지근한 밀실에서 그들이 추는 격정적이고, 흐느끼며, 이따금 퇴폐적이며서 약탈적인 탱고는 바로 「인생」이다.

퇴역장교와 샐리에게는 저 밑바닥에 가라앉은 삶과 사랑의 열정의 확인이고, 마리오에게는 절망을 태워버리는 불꽃이며, 폴에게는 세상에 대한 분노다.

가슴을 뜨겁게 하는 선율에 이끌려 몸과 몸이 하나가 될 때, 탱고는 육체가 직접 이야기하는 언어가 된다. 샐리는 말했다.

『탱고를 하듯 살아가는 것을 배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허세를 부리거나 자만심을 갖지 않고, 겸허하게 일을 배운다면 얼마나 좋을까. 강하게 그리고 자신이 넘쳐 흐르게…. 나는 아마도 본래의 내모습을 볼 수 있겠지』

/이대현기자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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