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옷 로비의혹」사건으로 대표되는 여권의 악재속에서 치러진 6·3 재선거 결과, 여권의 전통적 지지기반의 붕괴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여권이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이같은 「표심」은 국민회의가 선거 당일인 3일 오후 4시30분까지 인천 계양·강화갑 및 서울 송파갑 지역에서 각각 유권자 700여명과 8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체 출구여론조사 결과 확연히 드러났다. 국민회의측은 이러한 조사결과에 대해 쉬쉬 하면서도 원인 분석 및 장·단기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여권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왔던 고학력층, 30대 등 젊은층, 블루 칼라뿐만아니라 자민련 지지세력인 충청·대전출신 유권자들로부터도 외면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 역대 선거를 통해 6대4의 비율로 강세를 보이던 대학재학이상 고학력층의 경우 인천에서 국민회의 송영길(宋永吉)후보는 37.8%를 얻은반면 한나라당 안상수(安相洙)후보는 52.2%를 얻어 완전히 역전됐다. 서울의 경우 역전 현상은 더욱 심각해 64.4%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를 지지했고 반에도 못미치는 29.9%만이 자민련 김희완(金熙完)후보를 지지했다.
이른바 「DJ 지지층」이 두껍게 포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30대인 「386세대」들도 이번엔 야당지지가 많았다. 서울에선 52.6%가 이후보에게 표를 던졌고 42.3%만이 김후보를 지지했다. 인천에선 송후보가 「젊은 피」를 자처했음에도 45.0%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고 47.7%는 안후보를 선택했다. 「블루 칼라」층에서도 이같은 현상이 나타났는데 인천 송후보의 경우, 노동계에 강점이 있다고 내세웠으나 42.9%만의 지지를 얻었고 오히려 44.6%는 안후보를 지지했다.
자민련 지지세력인 충청·대전출신 유권자들의 이탈현상은 수도권에서의 연합공천, 나아가 공동여당의 기반마저 뒤흔들 정도였다. 인천에서 이 지역출신 유권자들중 57.9%가 야당 후보를 지지했고 여당 연합후보에겐 28.4%만이 지지를 표시했다. 서울 송파에선 자민련 후보가 여당 연합후보로 나섰으나 충청·대전 출신중 31.8%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고 68.9%가 야당 후보를 지지하는 결과가 나왔다. 한편으로 호남출신 유권자들은 양 지역에서 65~75%만이 여당후보를 지지한 반면 영남출신 유권자들은 양 지역에서 75~90%가 야당후보를 지지, 표의 결속력에 있어서도 역전현상이 나타났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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