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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침통한 분위기 속에 길었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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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침통한 분위기 속에 길었던 하루

입력
1999.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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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8일 하루종일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긴박하게 움직였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이날 아침 진형구(秦炯九)대검 공안부장의 발언보도를 접하고 격노했다는 후문이다. 김대통령은 『검찰 간부가 어떻게 이런 말을 하나…철저히 사실여부를 확인하라』고 관계자들에게 지시했다.이때부터 청와대는 바빠졌다. 김중권(金重權)비서실장은 우선 법무비서실을 통해 사실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박주선(朴柱宣)법무비서관은 급히 김태정(金泰政)법무장관과 카폰으로 통화, 진위를 확인했다. 김장관은 『진부장의 말이 터무니없다』면서 여러가지 해명을 했다. 박비서관은 김장관의 해명과 검찰의 공식적 설명을 토대로 상황보고서를 만들어 김실장에게 전했다.

김실장은 오전 11시30분께 급히 김유배(金有培)복지노동, 박준영(朴晙瑩)공보수석 등과 이 보고서를 토대로 대책을 논의했다. 김실장 등은 『진부장의 발언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김장관의 경질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대통령도 이미 김장관 경질로 마음을 굳히고 있었다. 김대통령은 성우회원과의 오찬을 마치고 김실장의 보고를 받은 즉시 경질을 지시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때늦은 감이 있지만 경질은 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터지는 악재에 정치불안, 국정운영의 차질을 걱정하는 침울한 목소리가 청와대 주변을 맴돌았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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