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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김대통령 "공직자.가족 기강확립 중점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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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김대통령 "공직자.가족 기강확립 중점두겠다"

입력
1999.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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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45주년 특집] 김대통령 특별회견회견=박무 편집국장

◇국정운용 방향

_대통령께서 최근 공직자들의 몸가짐을 거듭 강조하고 있고 청와대 박준영(朴晙瑩)대변인도 공직자 비리 등 부정부패 척결작업이 일관성있게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여기에는 당연히 비리 정치인도 포함되겠지요.

『대변인이 원론을 얘기했습니다. 모든 분야에서 부정이 있을 때는 구별없이 척결해야 하는 게 원칙이 아니겠습니까. 현재 당장 정치인을 목표로 사정을 계획한 바는 없습니다. 공무원 기강, 가족 기강 확립에 중점을 두어 국민 신임을 얻을 생각입니다. 다른 분야에서도 문제가 있으면 언제든지 해야겠지요』

_최순영(崔淳永)신동아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정계 관계 재계 언론계 인사의 명단이라는 이른바 최순영 리스트에 대해 보고받으셨습니까.

『보고는 정식으로 받지 않았지만 알고는 있습니다』

_지난번 개각과 김태정(金泰政)법무장관 유임조치 등과 관련해 대통령께 시중 여론이 어떻게 전달되는지 국민이 알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공적, 사적 채널을 포함해 여론수렴 시스템을 어떻게 운용하고 있습니까.

『여론을 듣는 제일 중요한 루트는 언론입니다. 아침 저녁으로 언론을 면밀히 점검하고 열독하고 있습니다. 때때로 여론조사를 해서 국민 생각을 듣고, 그외 당이나 정보기관에서 수시로 조사한 결과를 보냅니다. 친지들로부터도 듣습니다. 그중 제일 중점적으로 언론을 통해서 듣고 있습니다』

_언론의 「고가 옷 로비의혹 사건」 보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편파적이라고 느꼈습니까.

『언론이 사실을 과장하고 지나치게 선정적으로 보도한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옷 사건에 대해 국민이 분노한 것은 사실이나 근거없는 보도가 참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유감스런 일은 대통령이 밖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국가이익을 위해 외교를 하고 있는데 옷 사건에 밀렸다는 점입니다. 러시아 방문을 통해 한반도 주변 4강이 전부 우리를 지지하게 됐습니다.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이런 일들이 남북한 차관급회담을 가능케 했습니다. 지난해 중국 장쩌민(江澤民)주석과 북한문제로 심도있는 대화를 나눴습니다. 江주석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없어야 한다, 남북한이 대화해야 한다, 북한이 서방과 대화해야 한다는 등의 말을 했습니다. 이런 얘기는 우리를 신뢰하니까 나온 것입니다. 북한의 동맹국인 중국 러시아가 우리를 지지하고 우호적으로 대한다는 사실은 얼마나 중요합니까. 옷 사건을 부정하라는 게 아니지만, 우리 언론이 무엇이 더 중요한지를 재고해 봐야 할 것입니다』

_최근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민생대책 마련을 강조했는데 획기적인 내용이 있습니까.

『지난해에는 아시다시피 외환위기를 극복하느라 여유가 없었습니다. 국가경제가 파탄에 빠지느냐, 구출되느냐는 기로에 서 있었습니다. 많은 희생자가 나왔습니다. 물론 중산층만 희생된 게 아닙니다. 30대 재벌중 11개가 문을 닫았습니다. 은행도 5개나 문을 닫았습니다. 그래도 역시 노동자 중산층이 약자여서 고통이 많았습니다. 금년 직간접적으로 16조원을 투입, 실업대책을 세우고 있습니다. 중산층을 위해 매일 점검하고 중산층 중소기업의 육성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2만개 중소기업이 없어졌으나 이제 다시 생겨나고 있습니다. 1개가 문 닫으면 12~13개 다시 창업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세수도 늘어나고 정부 여유분도 3조원 정도여서 이를 중산층 육성, 서민대중 지원을 위해 생산적으로 쓸 생각입니다.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교육이라든지, 소자본 경영 지원이라든지, 봉급자에 대해서도 뭔가 도와주려고 합니다. 이르면 금주중에 발표할 것입니다』

◇남북문제

_북한이 베이징(北京) 남북차관급 회담에 응했는데 대남 자세와 전략에 변화가 있는 것으로 보는지요.

『상당한 변화가 있다고 봅니다. 이는 우리의 남북대화 재개노력에 북한이 호응한 것으로 그동안 일관되게 추진한 대북 포용정책의 성과이자 국민적 성원의 결과입니다. 이 점 국민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_이번 회담이 남북 대화 정례화 등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있는지요.

『정부는 이번 차관급 회담을 통해 쌍방이 합의한 대로 우선 가장 시급한 과제인 이산가족문제 해결방안을 마련하는데 주력하면서, 점차 서로의 관심사에 대해 남북간 대화를 확대하고 이를 정례화해 나갈 방침입니다. 여기에는 특사 교환이나 장관급 등 고위급 회담, 남북 기본합의서 이행을 위한 공동위가동 등이 포함될 수 있을 것입니다』

_윌리엄 페리 미 대북정책조정관이 방북, 대북 포괄적 접근구상을 설명했는데 그 성과가 언제, 어떻게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까. 북한 핵·미사일 문제의 해결 전망이 밝아졌다고 보는지요.

『북한이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 지금으로서는 확정적으로 얘기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번 페리 조정관의 방북으로 미·북간에 심도있는 대화채널이 형성됐습니다. 미국측이 북한과의 관계개선 구상을 충분히 전달하는 등의 성과도 있었습니다. 따라서 페리조정관을 통해 전달한 우리의 제안을 북한이 성의있게 검토할 여건은 갖춰졌다고 봅니다. 페리조정관이 핵과 미사일 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북측도 이에 대한 협의를 계속할 것임을 확인하는 등 진지하게 대화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향후 북한의 긍정적인 반응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국내정치

_공동여당이 3인 중선거구제를 채택한 배경은 무엇입니까. 정치개혁의 방향과 일정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요.

『중선거구제를 채택한 이유는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여야 모두 전국정당화를 실현하는데 이 제도가 유용하기 때문입니다. 비례대표제와 함께 중선거구제를 하게 되면 여야가 전국에서 고르게 의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정치개혁의 방향은 두 가지 입니다. 첫째는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고효율·저비용 구조로 바꾸는 것이고 둘째는 지역간 대립과 갈등을 해소해 나가는 것입니다. 그런 취지에서 선거·정당·국회 분야의 개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제 공동여당의 단일안이 마련된 만큼 이른 시일안에 야당과 협상을 마치고 이를 입법화하고자 합니다. 야당의 협조와 전진적인 자세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_8월 전당대회를 계기로 국민회의의 재창당 관측이 많습니다. 재창당시 새 집권당의 기준, 당 지도체제, 당 간판인물에 대한 구상을 밝혀주시죠. 정치개혁 협상이 차질을 빚을 경우 전대를 연기할 것인가요.

『현재로서는 전당대회 연기를 검토한 바 없습니다. 8월로 예정된 국민회의 전당대회에서는 당 체제정비 등 당의 면모를 일신하는 한편 21세기를 앞두고 당이 국민화합의 구심적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전국정당화에 박차를 가할 생각입니다. 그러나 이를 가리켜 재창당이라고까지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지도체제 개편의 방향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전국당원과 대의원들의 뜻, 그리고 국민여론을 수렴해 결정지을 문제라고 봅니다』

_대통령께서 주창한 「젊은 층 수혈론」의 구체적 구상은 무엇입니까. 호남을 포함, 여당의원들의 물갈이를 어느 정도 할 것인가요.

『젊은 피 수혈론은 전체 유권자의 절반이 넘고 21세기의 주역이 될 젊은층에게 정치참여의 길을 넓혀줌으로써 정치문화를 활력있고 참신하게 바꿔보자는 취지에서 제기된 것입니다. 우리 사회 각계의 유능하고 개혁적이며 창의적인 젊은 인재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는 방향으로 검토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현역의원 물갈이는 현재까지 방침이 결정된 바 없습니다. 지난 4년동안의 의정활동 성과와 지역여론 등에 의해 앞으로 신중히 검토될 문제라고 봅니다』

_취임이후 한번도 대야관계가 원활했던 때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정계개편이니 야당 빼가기니 논란도 많았고 최근에도 옷 로비의혹 사건과 관련해 야당 공세가 거셉니다. 앞으로 대야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요.

『여야관계가 원만치 못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치가 불안하면 결국 그 피해는 국민이 입게 되는 것입니다. 그 점에서 국민에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고 여야 모두 반성해야 할 점이 크다고 봅니다. 그동안 뜻하지 않았던 일도 있었고, 여러 오해와 소모적인 대립도 있었지만, 야당과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정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앞으로 여야가 서로 정책을 가지고 경쟁하면서 국익과 국민을 위한 일에는 아낌없이 협력하는, 그러한 정치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고, 야당에도 협력을 당부하는 바 입니다』

_내각제 개헌은 8월까지 논의가 유보돼 있습니다. 8월 이후 어떤 식으로 논의를 재개하려고 합니까.

『정치개혁을 비롯한 국정개혁의 추진과 경제회복에 전념하기 위해 8월 이후로 개헌논의를 유보키로한 만큼 때가 되면 국민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해가면서 이 문제를 풀어갈 생각입니다』

/정리=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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