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의 내홍 상태가 심각한 수위에 이르렀다. 신주류의 박태준(朴泰俊)총재측과 구주류인 충청권 인사들은 7일 전당대회 시기, 선거구제 등을 둘러싸고 격돌했다. 내각제 문제로 내연하던 양측 갈등이 수면위로 표출돼 당내 일각에서는 『분당(分黨)의 초기 조짐마저 보인다』는 견해도 나왔다.이날 오전 총재단회의에서 양측은 「총재 선출 전당대회를 당헌대로 이달말까지 열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데는 의견을 같이 했다. 하지만 전대의 구체적 시점에 대해서는 2시간 가량 격론을 벌였다.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 등 구주류는 『전대를 연말까지 연기하면 내각제 포기로 비쳐질 수 있다』며 『내각제 논의가 시작되는 9월초에 전대를 열자』고 주장했다. 반면 한영수(韓英洙)부총재 등 박총재와 가까운 인사들은 『선거구제 문제가 정리된 뒤 12월쯤 열자』며 『8월말까지 내각제 논의 중지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는 9월초 개최가 불가능하다』고 맞섰다. 12월 개최론에는 내각제 온건파인 김현욱(金顯煜)총장 차수명(車秀明)정책위의장 등이, 9월론에는 내각제 강경파인 이인구(李麟求)부총재 강창희(姜昌熙)총무 등이 가세했다. 양측은 설전끝에 『전대 연기 원칙만 확인하고 개최 시기는 총재 수석부총재 전당대회의장 총장 등 4인의 만장일치 결정에 맡기자』며 일단 휴전했다.
그러나 김수석부총재등 충청권 의원 17명은 이날 낮 오찬모임을 갖고 세를 과시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JP 지도노선 존중 소선거구제 고수 9월초 전대 개최 의총소집 등을 결의했다. 반면 박총재를 비롯한 비(非)충청권 당직자들은 『여권 수뇌 4자회담에서 중선거구제가 채택됐는데 왜 다른 소리를 내는지 모르겠다』며 소선거구제 주장을 반박했다. 총재단회의에서는 중선거구제론자가 우세한 반면 의총에선 소선거구제 선호세력이 다소 강세여서 양측의 세대결은 쉽게 판가름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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