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 분들에 웃음을 나눠주는 작은 사랑의 실천으로 평생 함께 할 사랑을 얻은 만큼 더 많은 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큰 사랑으로 키워가겠습니다』딱딱하던 서울시청 현관 분위기를 웃음으로 녹여내 한국일보 「일터와 사람들」(3월8일자 19면보도)에 소개됐던 「미스터 스마일」방호원 이관희(30)씨가 이 기사를 통해 평생 동반자를 만나 11월6일 화촉을 밝힌다.
이들의 만남은 예비신부 김현미(34·전남 목포시)씨가 신문에 난 이씨의 사연에 감동해 편지를 띄우면서 시작됐다. 김씨는 『해맑은 미소와 어두운 과거를 딛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그의 모습을 본 순간, 오래 기다려온 바로 「그 사람」이란 느낌이 들었다』고 말한다. 아마추어 화가로 나무를 즐겨 그린다는 이씨 역시 『순수하고 고요한 현미씨의 모습이 너른 팔로 대지를 감싸안는 나무를 닮아 단박에 마음을 뺐겼다』고 화답했다.
그후 이들은 20여통의 편지를 주고 받고 서울과 목포를 오가며 사랑을 키워오다 최근 양가 가족들로부터 결혼 승낙을 받았다. 김씨는 지난해 2월 수원의 직장을 그만두고 귀향, 요리강사를 꿈꾸며 자격증 취득 준비를 하고 있다.
본보 보도후 이씨에게는 이밖에도 좋은 일이 잇따랐다. 시청 분위기를 친절과 미소로 바꿔놓은 숨은 노력이 4월초 KBS_TV 「웰컴 투 코리아」프로에 소개됐고, 지난달에는 시에서 모범공무원에게 주는 표창도 받았다. 특히 TV 전파를 탄 것은 김씨 부친의 마음을 얻는데 큰 도움이 됐다. 나이차와 방호원이란 직업 때문에 내심 걱정하던 김씨 부친은 이 프로를 본 뒤 『저렇게 성실한 청년이라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며 딸의 결혼을 흔쾌히 승낙했다고 한다.
이들은 이씨가 자취하고 있는 마포구 망원동 전셋방에 「신방」을 차릴 계획이다. 그동안 모아둔 돈은, 『오가는 길손들과 따뜻한 차 한잔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전통찻집을 내고 싶다』는 이씨의 오랜 꿈을 위해 남겨두기로 했다. 『지금껏 그렇게 살아왔듯이 둘만의 사랑에 머물지 말고 세상을 돌아보며 살자고 다짐했다』는 이들 예비부부의 모습은 「진정한 사랑은 서로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앞을 바라보는 것」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한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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