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옥신은 인류가 지금까지 만들어낸 물질 중 가장 발암성이 높고 맹독성인 환경오염물질로 알려져 있다. 다이옥신의 환경오염도는 산업화의 발달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이로 인한 질병의 증가는 도시생활자에서 더욱 높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닭고기 파동으로 전세계를 경악하게 하고 있는 벨기에의 경우 다이옥신 및 관련물질에 의한 인체자궁내막증식증의 증가가 이미 보고된
바 있으며 이러한 다이옥신의 생식기독성은 원숭이실험 등을 통하여 그 후 입증된 바 있다. 최근 국내에서 증가추세에 있는 자궁내막증식증의 증가현상도 결코 국내의 다이옥신 관련물질의 오염과 무관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다이옥신은 생식독성뿐 아니라 내분비계 교란작용도 하는 강력한 「환경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다이옥신의 인체노출경로는 대부분 음식 등의 섭취에 의한 것이므로 먹이사슬을 통한 인체내 축적에 최대한 관심을 갖고 지속적 감시가 있어야 함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고도로 산업화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현대인의 경우 이미 체내 다이옥신이 일정량 축적돼 있을 것으로 판단되므로 인체위해성이 나타나기까지 얼마 정도의 노출여유가 더 있는가가 실질적인 다이옥신의 허용치라고 볼 수도 있다. 올바른 다이옥신관리정책을 위해서는 우리 환경 및 국민 체내에 축적돼 있는 노출수준이 우선 평가되어야 한다.
이번 사건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벨기에의 경우 환경오염 관리수준이 유럽의 이웃나라보다 낙후해서 이러한 오염사고 및 질병이 일어난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할 것이다.
선진국일수록 다이옥신과 관련된 굵직굵직한 사건이 많이 보고되고 있음은 이들 국가의 다이옥신연구 및 관리수준이 그만큼 높고 환경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하여 인체위해성을 최소화하겠다는 자세에 기인한다고 생각된다.
반면 우리의 현실은 다이옥신 관련 재난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그것을 정확히 밝혀낼 시설 및 지원이 부족한 실정이며 조사된 자료를 떳떳이 국민 앞에 알려 국민의 이해를 촉진시키고 건강위해성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도 결여되어 있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다이옥신의 연구는 지금까지 선진국의 전유물이 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있을 보다 광범위한 국제교류에서 다이옥신과 같은 환경오염물질의 관리능력 및 연구수준은 그 국가의 신뢰도를 가늠하는 척도로 작용할 수도 있다.
환경오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우리나라의 환경기술을 향상시키는 원동력이다. 이런 점에서 2001년 개최될 제21차 다이옥신국제학술대회의 국내유치와 같은 사업은 대외적으로 우리 환경기술 및 연구를 향상시키고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나라도 다이옥신 연구에 대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기를 바란다. 극도로 산업화된 사회를 살아가며 다이옥신문제는 결코 쉽게 우리 주변에서 사라질 문제가 아님을 직시하고 장기적인 대책수립이 필요하다. 일부 단체의 주장이나 언론에 편승하여 환경문제의 핵심이 옮겨 다니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할 것이다.
/양재호·대구효성가톨릭대의대 교수·국제다이옥신학회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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