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위의 인구 대국 인도네시아에도 민주주의의 꽃이 피는가.인도네시아는 55년 이후 처음으로 7일 다당제 자유총선을 실시한다. 지난해 5월 32년간의 수하르토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피플파워」는 이번 총선에서도 폭발적인 힘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전에서 한결 성숙된 자세를 보여 주었다. 5일까지 17일간 계속된 유세전에서 기존의 분쟁지역인 동티모르와 아체지방 등을 제외하고는 큰 소요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다.
선거를 하루 앞둔 자카르타 시내는 뜨거운 열기가 가라앉고 선거포스터와 당기(黨旗)마저 모두 철거돼 냉정을 되찾은 분위기다. 지미 카터 전 미대통령을 필두로 하는 350명의 외국인 옵서버단이 선거감시에 나서 총선은 비교적 공정하게 치러질 전망이다.
48개 정당이 참여한 이번 총선은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52·여)의 인도네시아민주투쟁당(PDIP)과 아미엔 라이스(55)의 국민수권당(PAN), 집권 골카르당의 3파전 양상. 여론조사 결과 PDIP와 PAN이 각각 25%, 20%씩의 지지율로 10%내외의 집권 골카르당을 앞서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선거결과에 대한 승복여부. 인도네시아 민주주의를 완성하는데 최대 관건이다. 30년 넘는 일당지배의 권위주의와 부정, 부패, 정실주의의 3대악이 가시지 않았기 때문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선거결과에 대한 불복과 대선 후보결정의 혼선으로 소요사태 발생 가능성마저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수다르소노 교육장관은 『인구의 30%가 중산층을 형성하고 민주주의의 기반이 확립하기 까지는 적어도 25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1억2,600만의 유권자들은 7일 투표용지에 인쇄된 48개 정당의 상징에 못으로 구멍을 뚫는 것으로 투표를 하며 결과는 9일께 드러나게 된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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