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로 4박5일간의 일정을 모두 마치는 북한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본격화하는 양국간 관계회복을 확인시켜주면서 향후 한반도 정세파악에 하나의 바로미터를 제공해 준 것으로 평가된다.우선 김상임위원장의 방중으로 양국간의 전면적 관계회복의 전초가 확고해졌음이 대내외에 확실해 졌다. 김은 북한 권력서열 2위로 대외적으로는 국가를 공식대표하는 법적 지위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방중의 의미를 새기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양국 정상간 상호방문 합의, 즉 10월6일을 전후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방중과 연내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은 92년 한·중 수교이후 소원했던 중·북 양국간에 전통적인 혈맹(血盟) 관계의 전면 회복을 가능케 할 것이다. 이미 양국 실무자간에는 양국정상 방문시 일정과 「통행」스케줄까지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으로 주목되는 것은 김위원장이 중국지도부와의 회담을 가지면서 행한 일련의 발언내용들이다. 김위원장은 江주석, 리펑(李鵬)전인대 상무위원장, 주룽지(朱鎔基)총리등을 만날 때마다 일관되게 『조선(북한)은 중국의 개혁·개방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20여년동안의 거대 성취에 대해 고도 평가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도 앞으로 중국식의 개혁·개방 정책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사표명이라는 점에서 북한의 대내외 정책에 있어 중대한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베이징외교가에서는 김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얼마전만 해도 북한체제에서 이런 내용의 발언은 총살감이었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김의 평가에 대해 중국은 북한의 개혁·개방을 지원할 수 있음을 적극 시사했다.
중국이 외부 간섭 없는 남북한의 자주적인 평화통일 실현을 지지한다는 중국 지도자들의 거듭된 발언도 중요하다. 특히 江주석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 나아가 남북 당사자간의 자주평화통일 입장을 지지하며, 남북한 관계개선, 나아가 북한이 한국은 물론 미·일, 유럽각국과 관계개선·정상화를 희망한다』고 밝힌 대목은 비록 일관된 중국의 태도라고 해도 매우 고무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양국은 그러나 미국의 「강권정치」반대에 인식을 같이했고 북한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베오그라드주재 중국대사관 폭격에 분노로 동감했다.
양국은 이 기간에 국방장관회담과 외무장관회담도 별도로 가져 구체적인 군사협력방안과 국제문제에 대한 공동보조방안을 논의·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그 내용이 관심을 끌고 있다. 양국은 또 대북식량, 코크스 지원에 대해서도 합의, 경제관계의 확대도 점쳐지고 있다.
북한대표단은 5일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를 방문한 데 이어 6일 중국 최대 경제·금융도시 상하이(上海) 등을 둘러본뒤 7일 귀국한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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