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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세상] 경기중 남의 결점 지적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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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세상] 경기중 남의 결점 지적말라

입력
1999.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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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씨는 남의 결점을 지적하기를 좋아했다. 바른 소리도 잘 했다. 물론 그의 의도는 남의 허물을 들춰내려는 것이 아니라 결점을 지적해주어 좋은 방향으로 고치도록 도와주려는 것이었다.골프이론이나 실기 모두 수준급인 C씨는 골프장에서 자상한 골프교사를 자임했다. 잘못된 자세나 습관을 보면 그냥 보아 넘기지 못했다. 라운딩을 끝낸 뒤 그날 게임에서 맛본 성취감과 좌절감, 만족감과 아쉬움, 환희와 분노 등의 온갖 감정을 훌훌 털어버리고 맥주잔을 기울이는 클럽하우스에서조차 C씨는 지난 18홀을 반추하며 동반자들을 복습시키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아무리 선의에서 나온 옳은 소리라도 자주 들으면 기분이 상하는 법이다. 그와 라운딩한 사람들은 그의 지적을 고마워하기보다는 귀찮게 여기거나 불쾌하게 받아들였다.

C씨는 불행하게도 자신의 이런 습관이 사람들에게 환영받지 못하고 의도하지 않은 불쾌감과 피해를 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이런 사실을 지적해주는 친구도 찾지 못했다. C씨의 친구들은 그를 통해서 남의 결점을 직설적으로 지적해주는 것이 얼마나 불쾌하고 거북한 것인가를 깨달아 차마 C씨에게 할 말을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자유(子游)가 말했다. 임금을 섬기는데 있어 자주 간하면 도리어 욕이 되고, 벗을 사귀는 데 있어 자주 충고하면 도리어 사이가 벌어진다고」(논어 중에서)

US오픈 4승, 브리티시 오픈 1승, 마스터즈 2승, PGA 2승 등 생애 통산 62승의 대기록을 세운 50년대 미국 골프계의 거성(巨星) 벤 호건은 입이 무겁기로 유명했다. 당대의 명 프로들은 그를 두고 최상급의 찬사를 아끼지 않았는데 샘 스니드는 벤 호건의 성격을 적절히 말해주고 있다. 『호건은 입이 무겁다 못해 침묵 그 자체다. 18홀 플레이중 호건이 입을 여는 경우는 그린에서 한 번뿐이다. 「자네 공이 더 멀어」 이 한마디였다』

벤 호건만이 입이 무거운 것은 아니다. 우리가 자주 TV에서 얼굴을 대하는 유명 프로골퍼들 대부분이 플레이중에는 입을 함부로 열지 않는다. 골퍼가 말이 많다는 것은 바로 그만큼 자신의 플레이에 몰입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골프를 하면서 아끼지 말아야 할 말이 있다. 「굿샷!」「나이스 온!」「OK!」같은 말은 많이 자주 할수록 골프를 윤택하게 만든다.

/편집국 부국장 mjb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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