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한나라당 당사 안팎은 온통 재선거 완승에 다른 축제분위기였다. 신경식(辛卿植)사무총장 등 당직자들과 중앙당 직원들은 오전 10시 이회창(李會昌)·안상수(安相洙) 두 당선자를 당사현관에서 꽃다발과 박수로 마중했다. 곧바로 열린 주요당직자·총재단 연석회의서도 승자의 여유가 잔뜩 묻어났다.그러나 안택수(安澤秀)대변인은 이총재의 기자회견 직전 『우리당은 승리에 취한 오만함이 아니라 민심을 받드는 겸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압승의 동력이 당의 자체 역량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현정권의 거듭된 실정에 대한 반사작용임을 인식한 발언으로 여겨진다.
한나라당의 현실적 고민은 어떻게 하면 여당을 떠난 민심을 떠안을 수 있을까 하는 것. 모처럼 찾아 온 호기를 놓칠 경우 자칫 정치권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핵심당직자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머잖아 뽑아 들 국면전환 카드에 대해서도 철저한 준비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런 의미에서 오후 2시반부터 포항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국정평가대회는 결과적으로 절묘한 택일이 됐다. 이총재를 비롯 이기택(李基澤)고문 이부영(李富榮)총무 등 무려 30여명의 전·현직의원이 참석했다.
대회장 입구에 내걸린 플래카드는 「말따로 행동따로 못 믿겠다 김대중 정권」, 「고통은 국민의 몫, 밍크코트는 국민의 정부 몫」등 현정권을 성토하는 내용 일색이었다. 행사 관계자들은 『어제부터 격려전화와 참가문의전화가 끊이지 않아 애써 청중들을 동원할 필요가 없었다』고 귀띔했다. 이 때문에 5,000여명의 청중을 향한 연사들의 목소리에는 어느때보다 강한 자신감이 넘쳐 흘렀다. 포항=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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