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선 부근 철원 평야는 전세계적인 보호 조류인 두루미 15종 중 재두루미와 흑두루미 등 7종이 서식·월동하고 있는 세계적 두루미전시장이나 각종 개발사업으로 크게 훼손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경희대 한국조류연구소 배성환(裵成桓·조류생태학)박사팀은 4일 국내 최초로 발간한 「두루미백서」에서 『철원지역은 전세계 생존 재두루미 4,900~5,300마리 중 350~400마리가 월동하는 등 세계적 보전가치가 있는 지역이지만 습지가 점점 사라지거나 오염되고 도로건설과 개발로 서식환경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92년부터 7년에 걸쳐 작성한 이 백서에 따르면 철원평야에는 매년 천연기념물인 두루미 재두루미 흑두루미와 시베리아흰두루미 검은목두루미 쇠재두루미 캐나다두루미 등 모두 7종의 두루미 1,000마리 이상이 날아오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개체수가 150마리 미만인 흑두루미는 매년 감소하고 있어 특히 보호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래 우리나라 두루미 서식지는 낙동강과 주남저수지 순천만 한강하구 등이었으나 수질오염이 심각해지면서 비무장지대 인접 철원평야 일대로 서식지를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지역도 비닐하우스단지 건설과 사람들의 잦은 출입으로 두루미 서식지가 상실될 위기에 처해 있다. 특히 습지의 변화및 습지개발 독극물 등 환경오염 산림벌채 등은 두루미의 생존조건을 크게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들판을 가로질러 거미줄처럼 퍼지고 있는 무분별한 포장도로도 두루미 서식지를 파괴하고 있다』며 『서식지에서 최소한 500~700㎙거리를 두고 도로를 건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연구팀은 매년 36만명이 넘는 「탐조(探鳥)」관광객과 유실농림생산수익 등을 토대로 계산한 결과 이 지역을 보존할 경우 연간 100억원의 부가가치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컴퓨터를 이용한 지리정보스시템(GISC) 분석을 통해 이 지역의 두루미 서식현황과 행태, 월동지 환경, 보호대책, 생태관광지 기본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연구해 이 백서를 작성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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