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여당 후보의 참패로 끝난 6·3재선거의 함의(含意)는 유권자들이 교만한 집권세력에 대해서는 언제라도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사실이다.물론 야당총재와 젊은 여권후보가 맞붙은 서울 송파갑의 경우는 일찌감치 우열이 판가름났다고 하지만, 인천 계양·강화갑의 경우는 당초 박빙의 시소게임이라던 예상을 뒤엎은 결과가 이를 잘 말해 준다.
지난 3·30 재·보선 때보다는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으나, 선거전 중반이후의 중앙당 개입과 인신공격등 과열·혼탁 양상은 청산해야 할 구태였다.
특히 한나라당이 당초 약속을 어기고 지역선거에 중앙당 지도부와 의원부대를 대거 투입하는 바람에 여당의 개입까지 불러 공명분위기를 해친 것은 유감스럽다.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의 완승은 한나라당의 선전때문이라기 보다 선거 막바지에 터진 「고급옷 로비의혹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대되면서 얻은 반사이익이라고 봐야 한다.
따라서 향후 정국은 아무래도 야당에 유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여당이 이번 선거를 통해 당당히 원내진입에 성공한 이회창 한나라당총재와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모색하는 것만 봐도 이총재의 달라진 위상을 느낄 수 있다.
여야는 이번 선거결과를 겸허히 수렴해 민심의 정확한 소재를 파악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특히 여당은 옷로비 의혹으로 등돌린 민심을 수습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이제 여야 정치권은 파행정국을 대화정국으로 바꾸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재선결과를 너무 정치적으로만 확대해석해 가뜩이나 얼어붙은 정국을 더 이상 파행으로 몰고가는 일은 피해야 한다.
국민에게 희망과 기대를 주는 정치를 외면한다면 정치권에 대한 민심이반 현상은 더욱 심화할 것이다. 우리는 정치권이 이번 재선 함의를 깨달아 상생의 정치를 해 주도록 다시한번 당부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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