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누구일까요?] 맥스웰하우스 캔커피CF 면접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누구일까요?] 맥스웰하우스 캔커피CF 면접관

입력
1999.06.05 00:00
0 0

 - "나 독고성 살아있어요" -광고에서 단 한 마디 말과 손짓으로 시선을 한 곳에 붙잡은 할아버지가 있다. 가수 겸 영화배우 김민종이 면접을 보는 수험생으로 나온 맥스웰 하우스 캔커피 CF.

무대는 서류 넘기는 소리만 나지막하게 들리는 신입사원 면접장. 면접관의 날카로운 눈빛이 마침 「취미는 클래식 감상」이라는 김민종의 자기 소개서에 꽂히는 순간, 김민종의 휴대폰이 요란하게 울린다.

『띠리리리리리리, 띠리리리리리(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당황한 김민종이 어색한 웃음을 짓고 면접관도 인자한 미소를 짓는가 했더니 뜻밖에 터진 면접관의 한 마디 말. 『가라!』 손을 살랑 내저으면서.

이 기막힌 반전을 연출한 고령의 면접관이 누구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바로 원로 영화배우 독고 성(70·본명 전원윤)씨다. 『아, 그 사람이야?』 무릎을 칠 사람이 많을 법하다.

60년대 은막을 누비며 「족보」 등 50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던 성격파 배우. 최근에는 정지영 감독의 영화 「까」에도 아들 독고 영재(본명 전영재), 손자 전성우와 함께 출연하는 등 노익장을 과시했다.

그의 CF 출연은 아들 독고 영재도 몰랐다. CF가 방송되고 나서야 전화를 걸어 『아버지, 언제 출연하셨어요? 건강하신 모습 보니까 기분좋습니다. 연세는 드셨지만 그런 기분으로 오래오래 사세요』라고 했을 정도.

왜 비밀로 했을까? 『아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싶었어. 나이 먹어도 이 애비는 CF에 나온다고. 그래서 김민종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부탁했지』

촬영 도중에는 제작진이 그의 표정과 말투에 웃음을 참지 못해 NG를 수십번이나 냈다고 한다. 『영화 한 커트를 찍는 기분으로 밤새 촬영을 했어. 70 평생에 CF 출연은 처음이거든. 감독도 빙그레 웃는 내 표정에 만족했지. 이 CF가 나오니까 다른 회사에서도 섭외가 마구 들어오더라구. 전화도 많이 받았지. 허허』 그가 마지막으로 건넨 말. 『기자 양반, 이 말 좀 꼭 써줄래요? 독고성이는 살아 있다고』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