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에 손을 댄다는 것은 후손에게 물려줄 재산을 우리 스스로 내팽개치는 것과 같습니다. 교사의 양심으로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4일 오전10시30분 서울 종로구 누하동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서 열린 「영월 동강·새만금 갯벌 살리기 전국교사 1만인 선언 기자회견」 에 참석한 교사들의 이구동성이었다.
「환경을 생각하는 전국교사모임(환생교)」의 회장 한상훈(韓相勳·41·서울창북중)교사는 정확히 1만1,926명의 전국 교사들이 동강 살리기에 뛰어든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생명교육과 문화체험 학습장인 소중한 동강이 그 중요성과 가치를 파악하기도 전에 무분별한 댐 건설 추진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미래 세대의 교육을 맡고 있는 교사로서 어린 학생들에게 환경의 의미를 제대로 알리고 싶었습니다』
교사들은 이어 『다른 정책적 대안이 존재하는데도 댐 건설을 추진하는 것은 낙후된 물 정책 패러다임에 집착하는 정부의 반환경적 처사로 인식돼야 한다』는 선언문을 채택했다. 동강댐 건설계획의 즉각 철회, 동강 보호를 위한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계획 수립,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수자원 정책 수립 등의 각론이 포함됐음은 물론이다.
기자회견을 마친 교사들은 당장 「환경의 날」인 5일 동강을 주제로 공동수업을 실시하고, 이른 시일내 동강 주변 생태학습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제자들과 함께 청와대와 국회 등 관련기관에 「동강살리기 엽서보내기 운동」도 전개하기로 했다.
별로 오래 걸리지 않았지만 교사들이 미래를 살아야하는 학생들에게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전달하는데 앞장서기로 했다는 점에서 이 기자회견의 의미를 찾아야한다는 게 이날 행사를 지켜본 사람들의 느낌이었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