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실시되는 인도네시아 총선거의 막판 유세가 치열하다. 이번 선거는 44년만에 모든 정당의 자유참여가 보장된 가운데 치러지는 역사적인 「민주화 선거」.지난주 시사주간 템포지가 실시한 정당별 지지도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가 이끄는 인도네시아 투쟁민주당(PDIP)이 24.9%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어 아미엔 라이스 당수의 회교계 국민수권당(PAN)이 19.5%,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권력기반이었던 집권 골카르당이 10.3% 순이다.
유세전 양상은 야당인 투쟁민주당이 당색인 빨간색 티셔츠 물결을 앞세워 이른바 「홍색바람」을 거세게 일으킨 가운데 돈과 조직을 무기로 한 골카르당이 잠행식 표묶기로 맞서는 형세다.
『표를 돈과 바꾸지 말라』는 게 야당의 주요 선거구호. 개혁을 앞세운 야당은 도시지역에서, 안정과 개발경험을 내세운 여당은 농촌에서 강세를 보이는 「여촌야도(與村野都)」 현상도 뚜렸하다.
유세기간중 수하르토 전대통령일가의 은닉재산과 비자금 문제가 불거져 나오는 바람에 지역과 후보에 따라 전직 대통령과의 선 끊기와 선 유지등 이해득실 계산도 분분하다.
일단 야당바람은 강세이나 투쟁민주당, 국민수권당, 국민각성당(PKB) 등 3대 야당의 반 골카르당 연합전선에 균열이 생기는 것이 가장 큰 변수다. 회교의 총본산인 울레마협회와 제2의 회교도조직인 무하마디아가 종교색을 보고 투표하라는 성명을 발표, 인도네시아의 화약고나 다름없는 종교감정을 건드린 것이다.
어느 당도 과반수를 차지할 가능성이 없어 연립을 통해 대선에 나가야 할 야당들로서는 종교감정이 확대돼 연립이 어려워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민주화와 정치개혁을 강력하게 요구해온 대학생들과 투쟁민주당 청년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야당이 승리하지 못한다면 부정선거가 명백하다는 인식이 많아 선거결과 승복 논란도 예상된다.
자치·분리독립 요구가 있어온 아체 지역과 이리안자야 지역에서는 선거 보이코트 운동이 벌어지는 등 인도네시아의 민주화 역정은 여전히 불안요소가 많아 보인다.
/신윤석기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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