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삐는 필수, 핸드폰은 선택』. 초등학생들에게도 휴대통신기기 바람이 불고 있다. 서울 종로에 있는 모초등학교의 경우 한 반 40명 중에 20명 정도는 무선호출기(삐삐)를, 2~3명은 휴대폰도 지니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업계에서 어린이 전용호출기와 핸드폰을 판매하면서 숫자는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맞벌이 부부가 많아지면서 부모들이 비상연락용으로 아이들에게 하나 둘 사주던 것이 이제는 아이들 사이에 경쟁이 붙을 정도로 붐을 이루고 있다. 사용처도 비상용 보다는 친구와의 연락용이 주류. 수업이 끝난 후 만나거나 급히 물어볼 내용이 있을 때 이용하고 고학년들은 서로에게 비밀스러운 메시지를 남겨놓기도 한다. 따라서 부모와 어린이가 제한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어린이 삐삐나 핸드폰은 인기가 없다.
핸드폰은 아직 일반화하지는 않았지만 「받고 싶은 선물」의 1순위로 꼽힌다. 특히 졸업을 앞둔 6학년 학생들은 핸드폰을 선물로 받을 수 있다는 이유때문에 졸업을 기다릴 정도. 최근 생일선물로 핸드폰을 받았다는 이모(12)군은 『언제 어디서나 통화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지만 친구들 앞에서 우쭐하는 기분으로 항상 들고 다닌다』고 말했다.
삐삐나 핸드폰에 하는 스티커 장식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디즈니만화에 나오는 미키마우스와 구피 또는 텔레토비 주인공들의 캐릭터를 모으고 붙이면서 시간을 보낸다.
문제는 매달 내야 하는 사용료. 한달에 1만원인 삐삐사용료와 평균 3만원 정도 나오는 핸드폰요금은 초등학생들의 용돈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아이스크림 하나를 줄여도 마음만은 흡족한 게 아이들의 심리. 한 교사는 『아직까지는 학교에서 휴대통신기 사용을 철저히 막고 있기 때문에 수업시간에 신호음이 울리거나 말썽이 생긴 적이 없지만 앞으로는 올바른 사용법을 가르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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