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팅의 명인」 하은철(24·전북)의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 하다.신세대스타 박성배(24·전북)가 대표팀 차출로 빠진 전북현대엔 하은철이 있었다. 하은철은 2일 익산에서 벌어진 부산대우와의 홈경기에서 2골을 잡아내는 원맨쇼를 펼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통산 3골로 득점랭킹 선두에 오르는 덤까지 얻으며.
전북 토박이 출신인 하은철은 동갑내기인 박성배보다 기량은 뒤지지 않지만 지난해 3월 오른발목 수술을 하면서 기대에 못미쳤다. 부상의 후유증에도 하은철은 지난해 21경기에 출장, 7골 2어시스트를 기록, 가능성을 확인했다.
하은철이 「호랑이」박성배가 빠진 전북에서 자그마한 반란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수원삼성과의 개막전에서 터트린 정규리그 첫골은 「스타탄생」의 예고편에 불과했다.
2일 대우전에서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하은철은 0-1로 뒤진 전반 44분 골지역 정면에서 절묘한 페인팅으로 페널티킥을 유도, 직접 차넣었다.
후반 21분에는 변재섭의 왼쪽 센터링을 골지역 왼쪽에서 한차례 드리블한 뒤 강력한 왼발슈팅으로 대우의 골네트를 가르며 역전결승골까지 잡아냈다. 정규리그 3호골이자 올시즌 통산 5호골.
하은철의 「싹수」는 대학시절부터 엿보였다. 성균관대 3학년이던 96년 대학선수권에서 두경기 연속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득점왕(7골)에 등극한 것. 요즘같은 페이스와 체력을 유지한다면 득점왕도 결코 먼나라 얘기는 아니다.
하은철은 지난해 5순위(계약금 5,000만원, 연봉 1,320만원)로 입단한 2년차로 발리슛은 물론 오버헤드킥 등 고난도 슈팅을 자유자재로 구사, 슈팅에 관한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하지만 문제는 체력. 부상 후유증으로 동계훈련을 충실히 못한 하은철은 대한화재컵과 정규리그 개막전 등 올시즌 9경기를 교체멤버로 뛸 수 밖에 없었다. 2일 대우전이 올시즌 90분간 풀타임으로 뛴 첫 경기.
당분간 풀타임과 교체멤버로 번갈아가며 투입될 하은철의 올시즌 정규리그 목표는 15골. 「예비스타」하은철은 비온 뒤 쑥쑥 자라는 대나무처럼 어느새 「전북의 희망」으로 괄목상대하고 있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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