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게이오(慶應)대학 연구팀이 유전자 본체인 끈 모양의 DNA(디옥시리보 핵산) 가닥으로 매듭을 만드는 실험에 세계 최초로 성공, 3일 발행된 영국 네이처지에 결과를 발표했다.연구팀을 이끈 아라이 고우지(荒井康治·25)씨가 올봄 이공학부 대학원을 수료한 도요타(豊田)자동직기(織機)㈜ 사원이라는 점에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기술은 지금까지는 불가능하게 여겨졌던 초미세 작업.
그가 DNA 가닥을 묶는데 이용한 것은 레이저광을 쪼이면 초점에 인력이 작용, 물체를 끌어 당기는, 이른바 「광(光) 핀셋 현상」. 그는 우선 대장균에 붙는 바이러스 「람다 파지」의 DNA를 염색, 양끝에 단백질 「아비딘」을 접착제로 초소형의 플라스틱 구슬을 붙였다. 「람다 파지」의 DNA는 직경 100만분의 2㎜·길이 100분의 2㎜, 플라스틱 구슬은 직경 1,000분의 1㎜였다.
형광현미경으로 대상을 1,000배로 확대해 관찰하면서 플라스틱 구슬에 적외선레이저를 쬐어 「잡은」 다음 손으로 실을 묶듯 레이저광을 이동시켜 매듭을 지었다. 실제 매듭을 만드는 작업에는 1분도 걸리지 않았다.
연구팀은 또 같은 방법으로 직경 10만분의 1㎜·길이 100분의 2㎜인 근육세포의 「액틴」 단백질 가닥을 묶는 데도 성공했다. 또 매듭을 짓는 과정에서 가닥을 휠 경우 「액틴」 단백질은 100억분의 1g의 힘에 끊어진 반면 DNA는 그 20배의 힘에도 견딘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같은 실험 결과를 들어 연구팀은 『DNA 가닥은 튼튼하기 때문에 세포나 신경을 묶는 초미세 수술 등에 널리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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