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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세상] 재즈 새별 조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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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세상] 재즈 새별 조윤성

입력
1999.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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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양양하던 클래식 피아니스트가 자신의 오랜 꿈을 좇아, 재즈맨으로 거듭난다.88~94년 아르헨티나 국립 음악원에서 수위권으로 클래식 피아노 교육 완료. 이어 96~99년 재즈학교의 대명사 미국 보스턴 버클리(Berklee) 음대에서 재즈 피아노 수련, 5월 8일 졸업. 한국 재즈 피아노의 태풍을 몰고 올 피아니스트 조윤성(26). 그의 삶은 자유에로의 여정이다.

아르헨티나 음악원에서는 10점 만점에 평점 8점. 역사, 지리, 어학이 받쳐주지 못해 만점을 받지 못했다. 버클리에선 평점 8점, 사실상 만점이라고 할 수 있다. 피아노과 학생 1천명 중 8점을 딴 학생은 단 두명 뿐. 버클리의 피아노과 학장 폴 쉬머링이 『탁월한 스윙감에다 직관력까지 겸비했다』며 재즈 피아니스트로서의 앞날을 축복했다.

지독한 연습의, 당연한 결과다. 스크리아빈이나 스트라빈스키 등 현대음악가에 특히 강했던 클래식 수업 시절, 6시간 수업을 파하고 집에 와서는 또 6시간을 재즈에 바쳤다.

그가 재즈와 인연을 맺은 것은 초등학교 5학년 시절. 국내 최고의 재즈 이론가 이판근씨로부터 6개월 꼬박 수업받은 것이 재즈 공부의 시작이었다. 당대의 대표적 재즈 밴드 이정식 악단에서 드러머로 이름 날리던 아버지 조상국(66)씨가 다리를 놓았다. 85년, 그들 식구는 현지 교포 위문 공연에서 조상국씨가 맺은 인연으로 아르헨티나 이민길에 올랐다.

묵직한 저음으로 화려한 피아노를 받쳐주는 베이시스트 허진호(27) 또한 빠뜨릴 수 없는 존재. 국방부 군악대에서 재즈를 본격 시작한 그의 어쿠스틱 베이스 경력은 5년째. 힘찬 연주가 인상적인 그는 『교수와도 당당히 즉흥 연주(gig)를 펼치는 윤성과 나란히 연주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영광』이라며 겸손해한다. 지금 버클리음대 퍼포먼스과 3학년이다.

조씨 부자와 허준호는 큰 누나 경희(36·재즈 보컬)씨와 2일 자정 KBS 2TV 「발굴 이 사람」에 출연, 화려한 앙상블을 선보이기도 했다. 작은 누나 지연(28)씨는 클래식 콘트라 베이스 주자인 대표적 음악 가족.

한국 재즈맨들이 다 그렇듯, 조윤성 역시 클럽 야누스에서 볕을 다. 열일곱의 나이로 국내 재즈의 대선배들과 협연하는 그를 보고 놀란 주인 박성연씨는 『일본의 사토 마사히코(左藤允彦)보다 더 훌륭한 사람이 될거다』며 축복했었다. 그 말이 괜한 공치사가 아니었음이 입증된 셈이다.

조트리오는 4일 오후8시 청담동 재즈 클럽 야누스에서 본격 신고식을 갖는다. 1시간 30분동안, 박성연(보컬) 이정식(색소폰) 최선배(트럼펫)등 한국의 대표적 재즈 뮤지션과의 협연으로 창작곡과 스탠더드를 들려준다.

스승 이판근에게 바치는 「야누스」, 신작 「Cadences(終止)」등 국내에서는 접하기 힘든 최신 재즈어법이 영롱하게 펼쳐진다. (02)546_9774

조윤성은 6일 보스턴으로 가 졸업 연주회를 준비할 계획이다. 조씨 부자의 재즈 역정은 한국재즈사에서 한 사이클이 완벽하게 완료됐음을 말한다.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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