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관리와 이를 뒷받침 할 주민들의 관심이 가장 중요해요』분당구 야탑동 선경아파트 부녀회장인 양혜림(楊惠林·41)씨는 아파트 관리의 궁극적 주체는 결국 주민이라고 강조한다. 부녀회장으로 1년여간 아파트 관리비 절감에 성공한 것도 결국 이웃들의 폭넓은 관심과 호응에 따른 것이라고 양씨는 덧붙였다.
95년 지금의 아파트에 입주했지만 부녀회일에 뛰어든 것은 지난 해 4월부터.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 육성회를 통해 알게된 이웃 주민들의 권유와 동생의 컴퓨터회사에서 일을 도운 경험을 바탕으로 일을 시작했다.
『부녀회 일을 하자마자 관리비의 불합리한 부분이 드러나고 동대표들과 관리소장의 유착관계도 알 수 있었습니다』
양씨는 아파트 관리정보를 공유하고 민원을 수렴하기 위해 가장 먼저 주민회보를 발간하기 시작했다. 그는『일단 아파트 돌아가는 사정과 민원이 주민회보에 반영되자 주민들간에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특히 관리비 과다부과 문제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이었다』고 말했다.
양씨는 민원해결 형식을 통해 관리사무소측과의 협상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관리소장이 경비원을 시켜 우리집에 드나드는 사람을 24시간 감시하기도 했지만 결국 대다수 주민들의 뜻에 밀리기 시작했죠』
양씨는 이런 과정을 통해 그동안 집행되지도 않으면서 항목에 올랐던 피복비 를 줄이고, 단지 조경작업도 일부 부녀회에서 넘겨받는 식으로 일반관리비용을 줄였다. 또 층별 복도 전등을 센서로 교체해 공동전기료에서 연 100만원을, 지하저수조를 보수, 누수를 방지해 공동수도료 연 150만원을 절감했다. 난방시스템을 개수해 전체 난방비도 연 1,000만원이나 절약했다.
주민들의 지지로 부녀회장직을 1년 연임하고 있는 양씨는 최근 분당지역 아파트 북부연합회를 결성, 총무를 맡았다. 주민조직이 보다 확대되면 외부 업체와의 용역계약 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지기 때문이다. 불교잡지에 시를 기고할 정도로 문학활동도 하고 있는 양씨는 『하다보니 맹렬주부가 됐다』며 『부녀회 활동을 통해 민의 수렴과 경영의 일부를 체험한 것은 기분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