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1일 헐리우드를 상대로 「폭력물과의 전쟁」을 선언했다.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법무부와 공정거래위원회(FTC)로 하여금 영화, 음반, 비디오 게임 등 오락산업의 청소년 판촉과정을 조사토록 명령했다. 앞으로 1년간 진행될 이번 조사는 이들 업계가 성인에게만 허용돼 있는 오락물의 광고를 청소년을 겨냥해 판촉했는 지, 청소년의 폭력물 접근을 막을 수 있도록 등급제를 제대로 지켰는 지를 집중적으로 살필 예정이다.
미 행정부의 이같은 조치는 콜로라도주의 칼럼바인 고교 총격사건 등 잇단 청소년 폭력사건을 계기로 영화와 TV 드라마 등의 폭력성에 대한 비난여론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담배와의 전쟁」에서 담배업계가 청소년을 겨냥한 광고와 판촉전략을 세웠다는 사실을 밝혀내 개가를 올렸던 수법을 다시한번 사용하겠다는 것. 조사결과에 따라 법적 제재를 가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평소 청소년 문제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부인 힐러리 여사와 재닛 리노 법무장관 등과 함께 백악관 정원에 나와 『오락산업이 청소년에게 「폭력의 문화」를 팔고 있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30년간의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청소년은 18세가 될 때까지 TV나 영화를 통해 4만번의 살인 장면, 20만번의 폭력 장면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오락산업에 대한 규제를 촉구했다.
하지만 TV와 영화업계는 벌써부터 『청소년 폭력과 영화, 드라마는 관련이 없다』면서 『현재의 자율적인 규제로도 충분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또 헐리우드는 연간 수백만 달러의 정치자금을 민주당쪽에 제공해주고 있어 과연 클린턴의 강경한 목소리가 어느 정도의 결실을 보게될 지는 다소 의문이다.
워싱턴=신재민특파원jmnew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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