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리 애거시(미국)가 부활하고 있다.한때 세계 1위까지 올랐던 애거시는 2년전만 해도 은퇴 직전까지 몰렸던 「올드 스타」. 계속된 부진으로 세계 랭킹이 형편없이 추락, 더이상 설 자리가 없어 보였다.
업친데 겹쳐 올해초에는 미녀배우 부룩 실즈와 이혼, 애거시는 테니스계에서 사라져 가는 「추억속의 스타」 정도로만 여겨 졌었다. 이번 프랑스오픈에도 그는 수염이 텁수록한 자포자기의 모습으로 롤랑가로(프랑스 오픈 코트 명칭)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예브게니 카펠니코프, 피트 샘프러스, 패트릭 래프터등 세계랭킹 1∼3위가 줄줄이 초반 탈락한 가운데 애거시는 예상치 못한 노장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
그는 2일 단식 8강전서 마르셀로 필립피니(우루과이)를 72분만에 3-0으로 제치고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92년 이후 7년만의 이대회 4강 진출이었다.
애거시에게 이번대회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 프로 데뷔 14년동안 윔블던(92년) US오픈(94년) 호주오픈(95년) 정상에 올랐지만 4대 그랜드슬램중 유독 이 프랑스오픈만은 우승을 못해 봤다. 더구나 지금 나이가 29세. 이번에 우승을 못하면 영영 프랑스오픈 우승컵은 만져보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그에겐 잠재해 있다.
물론 정상까지는 아직 험난하다.
준결승서는 이번대회 파란의 주인공 도미니크 허바티(슬로바키아)와 맞붙어야 한다. 21세의 신예인 허바티는 1번시드 카펠니코프와 전 세계1위 마르셀로 리오스(칠레)를 꺾는등 무서운 상승세에 있다.
하바티를 넘는다 해도 결승에서 세계6위 알렉스 코레차(스페인)나 세계1위를 노리는 「클레이코트 전문가」구스타보 쿠에르텐(브라질·8위)과 상대해야 한다.
그러나 애거시는 『이제 예전의 감이 살아나고 있다』며 특유의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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