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발표는 이날 11시10분 서울지검 6층 소회의실에서 국내외 취재진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이뤄졌다. 당초 10시로 예정됐던 수사발표는 10시30분, 다시 11시로 연기된 뒤 10분이나 늦게 시작됐다. 검찰은 이날 평소와는 달리 발표문을 미리 내지 않아 막판까지 발표문 문구 수정 등을 놓고 고심한 흔적을 드러냈다. 검찰관계자는 이와관련, 『1일 저녁 김대중대통령의 귀국 기자회견 직후 수사발표가 결정된 뒤 발표문 작성에 들어감에 따라 충분한 준비를 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급박했던 분위기를 전했다.○…검찰은 이날 발표문에 단정적인 표현보다 추측이나 추론 등을 많이 실어 수사의 미비점을 감추지 못했다. 발표문엔 「이와같은 정황을 종합하면 ○○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위와같은 사실들로 미뤄볼 때 ○○라고 인정된다」라는 표현들이 자주 등장했고 「밝혀졌다」 「확인됐다」라는 문구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검찰은 경찰청 사직동팀 수사결과가 언론에 잇따라 노출되자 경찰청 담당자를 찾아 항의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검찰관계자는 『경찰청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가 갖고 있는 기록과 다른 얘기를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항의하자 「저희가 실수했습니다」라며 사과했다』고 전해, 이번 사건을 두고 검찰과 경찰의 관계가 껄끄러웠음을 시사했다.
○…검찰은 『일이 끝나 후련하다』며 겉으로는 태연한 척하면서도 수사결과가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검찰관계자는 『이번 일은 통상 여자들이 옷을 살 땐 있을 수 있는 일이 여자들의 입을 통해 확대재생산되며 터무니없이 부풀려진 것』이라며 『공정하게 수사한 만큼 결과에 대해서는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마침표를 찍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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